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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리다임 영업손실 갈수록 눈덩이, SK하이닉스와 시너지 언제 가능할까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11-21 14: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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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SK하이닉스가 야심차게 인수한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플래시사업부)이 올해 막대한 손실을 내면서 당분간 골칫거리가 될 수 있어 보인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모바일용 반도체에서 강점이 있는 반면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에 강점을 갖추고 있어 향후 신제품 개발 등에서 시너지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솔리다임 영업손실 갈수록 눈덩이, SK하이닉스와 시너지 언제 가능할까
▲ SK하이닉스가 야심차게 인수했던 솔리다임가 올해 내내 순손실을 내면서 SK하이닉스의 인수합병이 부적절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솔리다임의 3D 낸드플래시 ‘P41 플러스’. <솔리다임>

21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2022년 낸드플래시 업황이 악화되면서 자회사 솔리다임의 손실 규모가 연초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솔리다임을 거느린 SK하이닉스 미국 낸드법인은 2022년 3분기 6133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3분기 매출이 1조1035억 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순손실 규모가 매출의 50%를 넘어선 것이다.

SK하이닉스 미국 낸드법인은 올해 1분기 1574억 원, 2분기 1009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손실은 8717억 원에 이른다. SK하이닉스 미국 낸드법인 영업 실적 가운데 솔리다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 인수 합병 이후 재고가 급증했다”며 “낸드 시황의 드라마틱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실적 회복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10월26일 솔리다임과 관련해 “솔리다임이 인텔의 한 사업부문으로 있다가 지금은 독립 기업으로 분리됐고 이 과정에서 급격한 시장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솔리다임은 2023년에도 영업흑자 전환을 기약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은 13~18% 떨어졌고 4분기에도 15~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2023년 하반기는 돼야 낸드플래시 등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IT 수요 둔화에 따른 고객사 재고 조정 노력으로 메모리 출하가 부진하며 반도체 가격도 전분기와 유사하게 20% 전후 급락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탑재량 증가에 따른 수요 회복이 기대되는 2023년 3분기 이후 실적 성장세 진입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솔리다임의 상황이 악화되자 SK하이닉스가 너무 비싸게 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증권업계에서 다시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을 약 90억 달러에 인수했는데 인수대금 가운데 20억 달러는 아직 지불하지 않은 상황이서 솔리다임의 적자규모 확대는 더욱 부담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시너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용 반도체를, 솔리다임은 기업용 SSD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애초 SK하이닉스가 제살 깎아먹기 없이 솔리다임 인수를 통해 낸드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처럼 솔리다임과 SK하이닉스의 전문 분야가 다르다는 점은 솔리다임 기술을 SK하이닉스 제품에 접목하는 데 한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를 들어 솔리다임은 ‘플로팅게이트’ 방식으로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SK하이닉스는 ‘CTF’란 기술을 활용해 낸드를 생산하는 만큼 향후에도 각각의 방식으로 연구개발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솔리다임은 이와 관련해 올해 8월 독일 IT매체 컴퓨터베이스에 “플로팅게이트 기반 144단 낸드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와 독자적인 개발 방식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솔리다임은 현재 최고경영자(CEO)도 선임하지 못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에 놓여있다. 지난해 말 솔리다임 초대 CEO로 선임된 로버트 크룩이 사임한 뒤 후임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CEO 대행을 맡고 있으나 솔리다임이 독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빨리 새로운 CEO를 뽑아야 할 필요성이 크다.

솔리다임은 최근 투자은행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쌓은 재무전문가 우디 영을 경영지원부문 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경영진을 새롭게 꾸리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인수합병 성공 여부는 지금의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다수의 경쟁자가 포진한 낸드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와 서버 응용처 확보 목적으로 솔리다임을 인수했다”며 “다만 반도체 업황 악화시기에서 솔리다임은 비용 증가 요인으로 변모해 특히 SK하이닉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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