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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성디에스가 24일 한국증권거래소에서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 기념식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정영채 NH투자증권 IB부문 대표, 이호철 한국IR협의회 회장,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조돈엽 해성디에스 대표이사, 단우영 해성그룹 기획조정실장, 박용호 서울대학교 교수, 김진규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
삼성테크윈에서 분사해 설립된 반도체 패키징 전문업체 해성디에스가 코스피 상장 첫날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주가가 장초반 15% 가까이 급등했으나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악영향을 받아 급락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해성디에스 주가는 24일 12.5%(2100원) 내린 1만4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초가 1만6700원 대비 하락 마감했지만 공모가 1만2천 원은 웃돌았다.
해성디에스는 2014년 삼성테크윈 반도체부품사업부가 분사돼 설립됐다. 해성그룹 계열사인 계양전기가 최대주주이며 같은 계열사인 한국제지와 해성산업도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계양전기는 2014년 4월30일 해성디에스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당 5960원, 모두 223억5천만 원을 들여 주식 375만 주를 확보했다.
한국제지는 80억4600만 원, 해성산업은 44억7천만 원을 각각 투자했다. 공모가 기준으로 계양전기 등은 2년여 만에 2배 이상의 투자수익을 얻게 된 셈이다.
계양전기는 20일 공모물량으로 구주 126만 주를 내놔 150억 원가량을 확보했다. 한국제지와 해성산업도 일부물량을 처분해 각각 19억 원, 70억 원을 조달했다.
해성그룹은 재계에서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1937년 세워진 일만상회에서 출발해 역사가 오랜 기업이다.
창업자인 고 단사천 회장은 1960~1970년대 현금부자로 명동 일대에서 내로라하는 사채업자였다. 당대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나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에게 자금줄 역할을 했던 숱한 일화를 남긴 인물로 유명하다.
해성그룹은 1954년 설립된 해성산업이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으면서 해성산업->한국제지->한국팩키지·계양전기 등으로 돼 있다.
해성그룹은 매출규모가 2014년 기준 계열사들을 합해 1조2천억 원 수준이었다. 단사천 회장 때부터 현금을 중시하는 ‘무차입 경영’을 해온 탓에 계열사를 늘리는 등 사세확장을 크게 주력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해성그룹이 2014년 삼성테크윈 반도체부품사업부 지분을 인수한 것은 변화의 신호탄을 쏜 것으로 해석됐다. 2001년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단재완 회장이 2세경영을 펼치면서 부동산임대 등을 통한 기존의 자산관리사업이나 제지, 포장사업과 다른 사업영토 확장에 나선 것이다.
해성디에스는 반도체부품부문에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해 자동차 반도체부품 시장 등으로 성장성에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그룹 품을 떠나 자금력이 풍부한 해성그룹을 모그룹으로 두면서 든든한 지원군도 얻은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