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리케이드가 설치된 미국 뉴욕시 거리에서 핼러윈 퍼레이드와 축제가 열리고 있다. < NYC빌리지핼러윈퍼레이드 >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뉴욕주 뉴욕시에서 해마다 열리는 핼러윈 퍼레이드 및 축제는 세계 최대 규모의 핼러윈 행사로 꼽힌다. 현지 거주자와 관광객 등 참석자는 20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번에 이태원에서 발생한 것과 같은 대규모 인명 사고는 발생한 적이 없다. 이는 주요 외국언론에서 한국의 이태원 참사를 두고 매우 이례적 사건이라는 평가를 내놓는 이유다.
뉴욕주 지사와 뉴욕시장 등 관계당국의 주요 인사와 현지 경찰서, 행사 주최측 등이 적극 나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철저한 조치와 안내를 사전에 진행한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영리기관 NYC빌리지핼러윈퍼레이드에 따르면 올해로 제49회를 맞는 핼러윈 퍼레이드 행사는 현지시각으로 31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해당 기관은 해마다 열리는 뉴욕시 핼러윈 행사를 주최하고 관리하는 기관이다. 뉴욕시 관계당국과 현지 방송사, 기업과 개인의 후원금을 받아 운영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핼러윈 퍼레이드는 맨해튼 중심부 도로 약 1.6km를 이동한다. 코스튬을 입으면 누구나 신청해 참여할 수 있고 평균 참여자는 5~6만 명, 현장 관람객은 200만 명에 이른다.
맨해튼 지역 특성상 도로 폭이 넓지 않고 관람객이 자리잡을 수 있는 공간도 제한적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자연히 교통사고와 같은 사고 발생 건수도 늘어난다.
그러나 한국에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10만 명 안팎으로 추산되는 인파가 몰려 최소 154명의 사망자와 다수의 부상자를 낸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고는 아직까지 발생한 적이 없다.
뉴욕시 핼러윈 퍼레이드에 훨씬 많은 사람이 모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차이에 해당한다.
핼러윈데이가 미국에서 훨씬 중요한 축제기간으로 인식되고 해마다 수많은 인파가 예상되는 만큼 관계당국에서 사전에 철저한 대비와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CBS뉴스에 따르면 뉴욕시는 핼러윈 퍼레이드와 축제 전날인 현지시각 30일 이미 주요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관람객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했다.
퍼레이드를 주최하는 비영리기관은 뉴욕 경찰서인 NYPD, 현지 위생당국 및 뉴욕시청 등 관계당국과 협력했다고 밝혔고 홈페이지를 통해 행사 현장을 관리할 자원봉사자도 모집했다.
뉴욕 경찰서는 핼러윈데이 공식 퍼레이드뿐 아니라 소규모로 열리는 퍼레이드에도 다수의 경찰관 인력과 경찰차 등을 배치하며 축제가 안전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홈페이지 등 다양한 소통 채널을 통해 코스튬을 입은 사람들이 주의할 점,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해야 할 조치 등을 알리는 핼러윈데이 안내문을 공지한다.
▲ 핼로윈데이 퍼레이드를 통제하는 미국 뉴욕 경찰관. < NYPD 트위터 > |
뉴욕시와 관련된 주요 인사들도 핼러윈데이를 앞두고 안전한 행사 진행을 약속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 지사는 현지시각으로 27일 홈페이지를 통해 핼러윈데이 주말을 맞아 경찰 인력의 순찰을 강화하고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도 안전한 핼러윈 행사를 위해 차량 통제구역을 확대하고 교통당국을 통해 안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고위 당국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뉴욕 시민 및 관람객이 핼러윈 행사 기간에 안심하고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 이태원을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의 핼러윈데이 축제는 행사를 여는 뚜렷한 주체가 없고 역사가 오래되지 않은 행사라는 점에서 안전을 위한 조치가 다소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사고 발생의 확실한 원인은 조사 중에 있지만 대규모 인파를 통제하는 인력이나 바리케이드 설치 등 안전조치가 사전에 시행되었다면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은 이태원 참사가 한국의 대규모 집회와 관련된 정책적 허점을 보여줬다고 바라본다”며 “공식 주최측이 없는 행사는 이를 책임지는 주체도 없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공식적 주체가 없더라도 다수의 인파가 몰려 안전사고가 예상되는 이태원 사고 현장과 같은 지역에는 관계기관이 자발적으로 나서 사고 예방 노력을 강화했었어야만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CNN도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한국의 관계당국이 대규모 인파를 예상해 책임을 지고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해 인원을 통제했어야만 한다는 분석을 전했다.
이태원은 평상시에도 많은 사람이 오가는 지역인 만큼 축제 기간에 더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CNN은 “이태원 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인파를 통제하는 인력을 거의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며 “한국에서 대형 참사에 슬픔과 함께 사고의 원인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