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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GM에 현대차도 없는 설비, 창원공장은 CUV 최적화 첨단기지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10-20 14: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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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국GM에 현대차도 없는 설비, 창원공장은 CUV 최적화 첨단기지
▲ 신차 CUV 생산을 위해 9천억 원이 투자된 창원공장 차체공장 모습. 가림막 뒤로 모두 605개 로봇을 통해 100%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한국GM>
[비즈니스포스트] “창원공장은 GM 글로벌 사업장 가운데 가장 최신의 기술 그리고 시설, 로봇을 사용하고 있다.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자신한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은 창원공장에 대한 자부심이 흘러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GM은 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 생산을 위해 2019년부터 창원공장에 모두 9천억 원을 투자해 최첨단 친환경 설비를 마련했다. 

새 CUV는 GM(제너럴모터스)의 글로벌 전략 신차모델이자 한국GM 흑자전환의 핵심 열쇠로 꼽히는 만큼 양산을 앞두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이다.

19일 방문한 창원시 한국GM의 창원공장에는 CUV 양산을 위한 테스트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자동차 생산은 크게 프레스와 차체, 도장, 조립공정으로 나눠 진행되고 검사라인을 통과한 이후 고객에게 출고된다. 이번 방문행사에선 차체와 조립공장을 둘러봤다.

차체공장 라인은 경차 스파크를 생산하던 당시 220m 규모에서 신차 생산을 위해 400m로 2배가량 확장했다. 기존 스파크를 생산했을 때 이용하던 부속공장인 페인트 공장에도 차체생산 설비를 깔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에 따라 시간당 생산능력도 기존 53대에서 60대 규모로 늘어났다. 차체공장에서 가장 눈에 띈 점은 자동화 시스템이었다.

차체공장에는 모두 605대 로봇이 설치돼 100% 자동화로 생산이 이뤄진다. 사람은 로봇이 생산하기 위한 부품을 준비하는 정도만 작업을 하면 로봇이 알아서 생산을 하는 방식이다.

이를 바탕으로 차체공장에서 CUV 신차 차체의 품질은 테스트 단계에서 이미 90%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한국GM 관계자는 설명했다.

차체 품질은 차체 외관 품질 등을 모두 포함하는데 내부적으로 수치를 통해 관리한다. 아직까지 양산 단계가 아니라 시범생산 단계여서 차체 품질 목표가 75%인데 이를 훌쩍 뛰어 넘는 수준이 나온다는 것이다.

게다가 실제 양산에서 차체 품질 기준이 85%인 점과 비교하면 자동화된 로봇으로도 정교한 차체를 만들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차체공장을 설명하던 한국GM 직원도 “테스트 바디부터 품질 기준을 월등히 상회하고 있다”며 “양산 품질 기준과 비교해 이미 초과달성을 하고 있는 상태”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뿐 아니라 차체공장에는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통로 폭도 넓혔다. 지게차가 부품 전반을 옮겨야 하는 만큼 물류 통로와 사람 이동 통로를 구분하면서 작업자 안전을 향상시켰다.

이와 함께 '자동가이드카드(AGC)'라는 로봇 장비를 통해 생산한 제품을 다음 공정까지 자동으로 운반하는 설비를 추가하면서 지게차 운전도 최소화 했다.

지게차가 수동으로 운전되는 만큼 운전 대수가 많아지면 사고 위험도 커지는데 AGC 로봇 장비를 활용함으로써 이런 위험을 낮춘 셈이다.
 
[현장] 한국GM에 현대차도 없는 설비, 창원공장은 CUV 최적화 첨단기지
▲ 창원공장 조립공장의 섀시 라인에 적용된 컨베이어 벨트 모습. 이 컨베이어 벨트는 높낮이가 조절되는데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된 설비. <한국GM>
조립공장에는 이보다 더한 최신 기술이 적용됐다. 조립공장은 도장공장에서 넘어온 차체에 엔진과 연료통, 의자 등을 조립하는 곳이다.

조립공장은 크게 메인라인과 서브라인으로 나뉘는데 전체 공정에 최신식 컨베이어 벨트가 적용됐다.

과거 컨베이어 벨트는 보통 체인으로 이뤄졌지만 한국GM 창원공장 조립공장의 컨베이어 벨트는 모터 구동 방식으로 설계됐다. 상대적으로 소음이 적고 체인을 사용할 때 필요한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특히 자동차 구동부를 조립하는 섀시 라인에는 작업자가 일하는 높이에 따라 자동으로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컨베이어가 설치됐다.

이는 국내 자동차공장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조립공장 설명을 맡은 다른 한국GM 직원은 “이 부분은 현대차와 기아에도 없는 설비로 한국에서는 최초로 도입됐다고 보면 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조립공장 곳곳에는 ‘에러 프로핑 플랫폼’이 설치돼 있었는데 이는 글로벌 GM의 전체 공장에서도 처음 도입됐다. 

에러 프로핑 플랫폼은 작업자가 작업을 잘못하거나 아니면 작업하는 내용과 차량 상태가 다르면 자동으로 라인을 정비하는 설비를 말한다.

생산하는 자동차 정보가 플랫폼에 모두 담겨 있어 조립생산 과정 대부분이 자동화된 셈이다.

이외에도 차체에 유리를 장착하는 로봇도 새로 도입됐다.

4개의 로봇이 윈드실드글래스(앞유리)와 백글래스(뒷유리)를 장착하는데 이 로봇도 GM 글로벌 사업장 가운데 처음 도입됐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한국GM은 “이 설비는 전 세계적으로도 1~2개 공장에만 설치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설비의 특징은 라인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비전시스템이 위치를 읽어 유리를 자동으로 장착해 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새 CUV 양산을 위한 마무리 작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면서 창원공장 한국GM 직원들 사이에 신차를 향한 절박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었다.

CUV가 사실상 한국GM의 실적 전환의 핵심 열쇠를 쥐고 있어서다. 창원공장은 다른 차종은 단종하고 앞으로 CUV만 생산한다. 

물론 추가적으로 GM 본사로부터 물량을 확보할 때를 대비해 여유 생산 공간은 남겨뒀지만 현재로서는 CUV가 유일한 생산 차종이다.

더구나 이번에 공장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시간당 생산량도 기존 53대에서 60대로 늘어난 만큼 많이 팔리지 않는다면 결국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CUV가 만약 차질을 빚는다면 창원공장으로서는 생산 자체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는 셈이다. 특히 한국GM이 8년 연속 영업적자를 보고 있는 만큼 새 CUV의 글로벌 흥행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GM은 지난해에도 영업손실 3760억 원을 거둬 2014년 뒤 8년 연속 영업손실을 거뒀다. 이 기간 누적 손실 규모만 5조 원이 넘는다.

한국GM는 새 CUV의 구체적 모델명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는데 자동차업계에선 '트랙스 완전변경' 모델이 창원공장에서 생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 CUV가 트랙스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이라면 한국GM 판매량 회복에 보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트랙스는 미국에서 연간 20만 대 이상 팔리며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시장 판매 1위를 줄곳 했던 모델이다. 

트랙스 풀체인지 모델은 기존 차량의 브랜드 인지도는 살리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끌기 위해 차체 크기를 비롯해 완전히 새로운 상품성으로 무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에이미 마틴 한국GM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9일 창원공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2023년 저희 재무 목표는 영업흑자 전환”이라며 “창원공장에서 차량을 대량생산해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현장] 한국GM에 현대차도 없는 설비, 창원공장은 CUV 최적화 첨단기지
▲ 한국GM 창원공장 전경.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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