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이 유기농식품 미국사업에 호재를 만났다. 한국과 미국이 가공식품에 대한 유기농 인증을 상호인정하기로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
|
|
▲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대표이사 |
풀무원은 미국시장에서 적자를 내면서 고전했는데 이번 협정을 계기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과 미국이 가공식품 유기농 인증을 7월1일부터 상호인정하기로 했다고 코트라 워싱턴 무역관이 8일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가공식품은 상대국 규정에 따른 인증을 별도로 받지 않고도 ‘유기(organic)’로 표시해 수출입할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국내 식품회사들은 미국에서 유기능 인증을 받느라 별도로 들여야 했던 비용과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특히 풀무원은 이번 협정으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풀무원은 미국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했다.
풀무원은 1991년 미국에 진출해 미국 교민을 대상으로 프리미엄 두부시장을 공략했다. 풀무원은 LA에 두부공장을 세운 데 이어 2002년 뉴욕과 2003년 LA에 제2, 제3 두부공장을 건설했다.
풀무원 또 미국시장에서 사업확대를 추진해 미국의 콩 가공식품 제조회사인 ′와일드우드 내추럴 푸드′를 인수했다.
풀무원은 또 지난해 미국의 식품회사인 ‘몬터레이 고메이 푸드’를 인수해 냉장 파스타 시장에도 진출했다. 몬터레이는 파스타와 소스류를 제조하는 회사로 2008년 연매출 9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풀무원은 2011년 미국에서 프리미엄 두부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지난해 풀무원의 미국매출은 1200억 원이었다.
하지만 계속 적자를 보는 등 수익을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법인인 '풀무원 USA'는 2012년 140억 원,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67억 원의 적자를 냈다.
풀무원은 이번 한미간 협정으로 주력 수출상품인 두부를 국내 유기농 인증만으로 미국시장에 수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비용과 절차 부담을 크게 줄일 것으로 본다.
미국 내 한인 수입업자는 "최근 미국 내에서도 유기농제품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번 유기농 인증제도 상호인정으로 한국 유기농 식품업체의 수출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유기농시장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미국 유기농시장에서 조리 및 가공식품의 비중은 10%로 낮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유기농 식품 판매량은 35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은 현재 세계 유기농시장의 45%를 차지한다. 풀무원은 미국 유기농시장이 커짐에 따라 두부 수요도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두부가 유방암 등 질병 예방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인기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풀무원은 국내 유기농 가공식품 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풀무원 유기농 두부는 2012년 국내 시장점유율 28%를 차지했고 콩나물과 같은 유기농 나물 점유율도 48%에 이른다.
남승우 풀무원홀딩스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아 바른먹거리와 지속발전가능경영 가치를 심는 세계 속에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협정에서 상호인증을 받을 수 있는 가공식품은 음료, 조리 및 포장 제품, 스낵, 양념 등이다. 유기농 식품은 양국의 규정에 따라 유기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제한된다.
한국에서 ‘친환경 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 지원에 관한 법률’을, 미국에서 ‘국가 유기 프로그램’(NOP) 규정을 따르도록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