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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왼족), 유승민 의원(가운데)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4.13 총선 참패 후 침묵을 깨고 정치적 행보에 기지개를 켜고 있다.
유승민 의원의 새누리당 복당과 맞물린 시점이어서 김 전 대표가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비박’ 세력 결집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무성 전 대표는 20일 국회 본회의 직후 최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개헌론에 대해 “개헌은 내 소신”이라며 대통령 권력을 축소하는 분권형 개헌을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4.13 총선 이후 잠행을 이어오다 최근 개헌론과 기업구조조정, 새누리당 정체성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19일 경남 함양 선영을 방문한 자리에서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집토끼'(고정 지지기반) 생각만 하고 과거에 함몰되는 등 너무 극우적인 이념을 가지고 있다"며 "그런 이념을 가지고는 앞으로 도저히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17일 페이스북에 지역구인 부산 영도구의 한진중공업을 방문한 뒤 “한진중공업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을 정상화해서, 모든 분들이 삶의 터전을 지킬 수 있길 바란다”고 글을 올렸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정치행보를 재개하면서 ‘친박’ 세력과 대척점에서 설 뜻을 내비쳤다. 새누리당 이념을 ‘극우’로까지 표현한 것도 친박을 겨냥한 작심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김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그분(김 전 대표)이 그렇게 이야기했다면 그냥 그분의 이야기인 거죠”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대표적 ‘친박’ 의원이다. 이 의원은 8월9일 치러질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할 것을 선언했다.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 등 복당 문제를 놓고 내분에 휩싸였으나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의 당무 복귀로 사태가 가라앉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김 위원장이 복귀하자마자 권성동 비대위 사무총장을 경질하면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했다. 권성동 비대위 사무총장은 정치권에서 ‘김무성계’로 분류된다.
김 전 대표가 침묵을 깨고 정치행보를 재개한 데는 이런 당내 분위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8월 전당대회를 두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침묵으로 일관할 경우 정치적 입지가 더욱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이다.
김 전 대표가 정치행보를 재개하면서 유승민 의원과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두 사람은 애초에 ‘원조 친박’이었으나 ‘비박’으로 돌아섰다는 공통점이 있다.
유 의원은 박 대통령에 반기를 든 뒤 비주류계의 상징적 인물로 떠올랐다. 벼랑끝 위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해 재기에 성공한 것은 물론 일약 여권의 또 다른 대선 예비주자로 발돋움했다.
유 의원은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22.5%)에 이어 여권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15.7%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유 의원은 복당해 김 전 대표와 연대를 강화해 친박 세력에 맞서는 세불리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민 당권-김무성 대권’의 구도를 노릴 것으로 보이나 향후 각자의 정치적 영향력에 따라 역할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두 사람은 8월 전당대회가 다가올 수록 친박 세력의 강한 견제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