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X하우시스가 하반기에도 수익성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LX하우시스는 원자재값 상승에 주택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주력인 건자재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새 먹거리로 힘을 싣고 있는 종합인테리어사업도 부동산 거래절벽을 만나 앞길이 어둡다.
▲ LX하우시스가 원자재값 상승과 부동산 겨울에 건자재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LX하우시스 인테리어 매장. |
13일 증권가 분석 등을 종합하면 LX하우시스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추정된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LX하우시스가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매출은 늘어도 영업이익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24.5% 줄어든 것으로 추산하며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37% 낮춰 잡았다.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280억 원으로 2021년보다 58%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X하우시스는 증권가 전망치 평균으로도 2022년 매출이 상승세를 지속해도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45.3%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LX하우시스는 연간 매출 3조 원 중반대의 외형을 갖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익성을 개선하는 일이 중요한 경영과제로 꼽히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LX그룹으로 편입되면서 LG그룹에 있을 때와 달리 그룹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LX하우시스는 LX인터내셔널, LX세미콘, LXMMA 등 LX그룹 계열사 가운데 매출 규모가 두 번째로 큰 핵심 계열사로 이익 창출에 대한 부담감이 훨씬 커졌다.
2021년 기준 LX하우시스는 매출 3조4720억 원을 거둬 LX인터내셔널(16조6865억 원)에 이어 2위 자리에 올라있다. 같은해 LX세미콘은 연결기준 매출이 1조8988억 원, LXMMA는 7526억 원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 부분에서는 LX하우시스가 이들 가운데 가장 고전하고 있다.
LX그룹 출범 첫 해인 2021년 LX인터내셔널과 LX세미콘은 영업이익이 각각 310.6%, 292.4% 급증하면서 그룹 성장을 이끌었다. 반면 LX하우시스 영업이익은 5%가량 줄었다.
LX하우시스는 앞서 2018년 전방산업인 주택시장 위축과 자동차소재사업 적자로 영업이익이 1천억 원선 아래로 떨어진 뒤 계속 600억 후반에서 700억 원 초반 사이에 머물고 있다.
LX하우시스(당시 LG하우시스)가 2009년 출범한 뒤 처음으로 매출 3조 원대를 달성한 2017년에 영업이익이 1454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이 반토막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수익성 개선이 더디면서 LX하우시스는 재무부담도 커지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8월 운영자금 목적으로 단기차입금 500억 원을 조달한 데 이어 10월에도 회사채 상환을 위해 기업어음 600억 원을 발행했다.
앞서 7월에는 경북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안 보유토지와 건물을 그룹 계열사에 277억 원에 매각했다.
LX하우시스는 2022년 2분기 기준 차입금 총액이 9971억 원에 이르러 2021년 말(8918억 원)보다 1053억 원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분기 217.7%로 6개월 전보다(195%)보다 22.7%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LX하우시스는 수익성 회복 작업에 앞으로도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하반기 건설 원자재값 상승 이슈는 여전한 데다 매매부터 전세까지 부동산 거래절벽 상황이 계속 심화되면서 건자재, 인테리어사업 등 주요 사업부문 전방산업 업황에 타격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는 현재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기준금리 3%시대에 돌입하면서 주택사업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34만7458호로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지만 착공물량은 24.9% 감소했다.
이 기간 전국의 아파트 착공실적은 19만9279호로 지난해 1월에서 8월까지보다 23% 줄었고 아파트 외 주택 착공도 30.5% 감소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거래량이 없어 인테리어 수요에도 먹구름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신고 된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22만5486건으로 2021년 같은 기간(49만3570건)보다 54.3% 급감했다.
원자재값 상승과 거래절벽 등 주택시장 침체는 건자재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악재이다.
하지만 LX하우시스는 이런 업황의 영향을 더욱 크게 받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창호와 인테리어자재류 등 건축자재사업부문 매출 비중이 71.3%에 이른다. 여기에 나머지 매출 28.3%를 차지하는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부문은 영업이익 적자로 부담을 더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2021년 같은 기간보다 8.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9.1% 급감했다.
LX하우시스와 함께 건자재업계를 이끄는 KCC글라스는 상반기 영업이익이 줄긴 했지만 2021년 상반기보다 19.9% 감소한 수준에서 방어에 성공했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