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Who
KoreaWho
기업과산업  소비자·유통

해외여행 회복에도 텅텅 빈 면세점, 코로나19 버텼더니 이번엔 킹달러

김지효 기자 kjihyo@businesspost.co.kr 2022-09-28 16:31:37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X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비즈니스포스트] A씨는 최근 프랑스 ‘약국 화장품’으로 유명한 L사의 화장품을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하다 깜짝 놀랐다. 

L사의 국내 공식 온라인몰에서 판매하는 크림 가격이 한 유명 면세점 온라인몰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해외여행 회복에도 텅텅 빈 면세점, 코로나19 버텼더니 이번엔 킹달러
▲ 26일 서울의 한 면세점이 한산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면세점을 찾는 소비자의 발걸음이 뜸해지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면세점들이 진행하는 할인행사에 따라 면세점별로 가격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L사가 판매하는 크림의 가격이 1만 원가량 저렴한 데다 사은품도 제공됐다. 

A씨는 여행을 가는 친구에게 면세점 쇼핑을 부탁하려 했던 마음을 접고 온라인몰을 통해 화장품을 주문했다. 

28일 면세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코로나19 방역체계 완화로 여행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면세점업계에는 여전히 찬 바람이 불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는 ‘킹달러’ 현상에 국내 백화점이나 온라인몰보다 면세점 판매가격이 더 비싼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하면서 소비자들이 면세점 쇼핑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면세점은 관세, 부가가치세 등이 면제돼 국내에서 정식 판매되는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고가의 가방, 화장품, 주류 등은 가격이 훨씬 저렴해지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에는 해외여행을 나가게 된다면 면세점 쇼핑은 하나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을 정도였다. 

하지만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결제를 한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최종 결제금액도 덩달아 오르게 된다. 

이 때문에 최근 여행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시내 면세점 등은 손님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면세점업계로서는 최근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여행심리가 회복되자 실적 회복의 기대를 품었는데 이같은 기대가 무너진 셈이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점들은 현재 산 넘어 산이다”며 “여행심리가 회복되나 싶어 안심했지만 환율이 또 발목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면세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지침이 완화되면서 여행업계, 항공업계 모두 수요가 늘고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데 면세점업계만 아직도 겨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에서도 당장 손을 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답답하다”고 말했다.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0원까지 오른 뒤 1439.9원으로 마감하면서 면세점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 말에는 15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 인상분이 환율에 아직 다 반영되지 않았다”며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최소 4.5%까지 오를 것으로 보이는데 상단을 1450원에서 15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내다봤다.

면세점업계는 이같은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각종 할인행사를 진행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결제기준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이 넘으면 구매금액에 따라 최대 70만 원을 지원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10월1일부터 10일까지 연휴를 맞아 장기 휴가객들을 겨냥한 할인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도 인터넷 면세점을 전면 개편하고 이를 기념한 퀴즈 이벤트 등을 통해서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면세점들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2년 동안 버텨왔기 때문에 이같은 혜택을 이어가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면세점업계의 이같은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출입국자에 대한 면세 한도를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했으며 관세청은 면세사업자가 내는 특허수수료를 2019년부터 2020년까지 50% 감면해줬는데 올해도 50%를 감면해주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와 검토하기로 했다. 

면세점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면세점업계에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며 “하지만 일시적 특허수수료 감면이 아니라 특허수수료 산정 기준을 현재 매출 기준에서 영업이익으로 변경하는 등의 방안을 통해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내 면세점업계의 실적에 큰 영향을 끼쳐온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 공고가 지연되면서 면세점업계의 답답함은 커지고 있다. 

당초 면세점업계 안팎에서는 영업일정 등을 고려해 늦어도 9월 말에는 공고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에는 11월까지 공고가 지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면세점업계 다른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인천국제공항 이용객이 70%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상황을 보면 그 정도로 회복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이 큰 곳인 만큼 이와 관련해 정부의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

최신기사

법원, 우리금융 '부당대출' 혐의 전 회장 손태승 구속영장 재차 기각
경찰, 국방부·수방사 압수수색해 전 국방장관 김용현 '비화폰' 확보
하나은행장에 이호성 하나카드 사장, 하나증권 강성묵 사장 연임, 하나카드 사장에 성영수..
야당 6당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두번째 제출, 14일 오후 5시 표결
신한은행 38세 이상 직원 대상 희망퇴직 받아, 특별퇴직금 최대 31달치 임금
우리은행 고강도 인사 쇄신, 부행장 줄이고 70년대생 발탁해 세대교체
이부진 포브스 선정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85위, 네이버 최수연 99위
메리츠화재 김중현 이범진·메리츠증권 김종민 사장 승진, "경영 개선 기여"
미국 생물보안법안 연내 통과되나, 외신 "예산 지속 결의안에 포함 땐 가능"
국회 내란 특검법안과 김건희 특검법안 가결, 국힘 반대 당론에도 이탈표 나와
koreawho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