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쌍용C&E가 4분기 시멘트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4월 가격인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실적이 부진한 데다 다른 시멘트업체들이 9월 들어 가격을 올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 쌍용C&E가 올해 한 차례 더 시멘트가격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쌍용C&E 영월공장. |
21일 시멘트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가격인상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한 번 인상한 것에 대한 부담과 실적 부진 사이에서 고민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시멘트 회사들이 가격을 올리는 가운데 최근 업계 1위 쌍용C&E는 인상하지 않을 것이란 풍문이 돌기도 했다.
하지만 쌍용C&E 역시 시멘트 제조용 유연탄 가격 인상과 환율 상승 등의 요인을 고려하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시기와 인상폭이 정해지지 않았을 뿐 올해 안에 다른 시멘트업체의 인상 움직임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일 시멘트업계는 시멘트 가격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삼표시멘트는 톤당 9만4천 원에서 10만5천 원으로, 한일시멘트와 한일현대시멘트는 9만2200원에서 10만6천 원으로 올렸다. 한라시멘트는 5일부로 9만2600원에서 10만6천 원으로 인상했다.
다만 올해 4월 이미 15~18% 가량 가격을 올렸던 만큼 레미콘업계가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있을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가 이처럼 5개월 만에 또 인상한 것은 제조원가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했기 때문이다.
유연탄 가격은 2020년 평균 톤당 60달러 중반에서 2021년 130달러까지 두 배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올해 초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는 400달러 이상으로 올랐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이 19일 발표한 광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둘째 주 유연탄의 평균 가격은 톤당 440.8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주 444.53달러보다는 약간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멘트업계에서는 결국 쌍용C&E도 유연탄 가격상승이 가져온 실적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안에 가격을 소폭이나마 올릴 것으로 보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쌍용C&E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762억 원, 영업이익 4억 원을 거뒀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1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98%나 감소했다.
2분기에는 매출 4863억 원, 영업이익 520억 원으로 1분기보다는 선방했다. 하지만 이는 2분기가 성수기이기 때문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여전히 35% 하락한 수준이다.
쌍용C&E는 올해 4월 시멘트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800원으로 인상한 바 있다. 가격인상으로 매출은 늘어났지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 하락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증권업계는 쌍용C&E의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개선되겠지만 기대치는 낮춰야 한다고 바라본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화물연대파업과 순환자원처리시설 가동 연기로 부진했던 실적이 3분기에는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다”면서도 “지난해 7월과 올해 4월 단행한 판매가격 인상 효과가 동시 반영됐음에도 실적이 부진해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쌍용C&E는 2022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9580억 원, 영업이익 2260억 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7.8% 상승하고 영업이익은 10% 감소하는 것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멘트 회사들이 가격인상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찾고 추진하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앞으로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