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검찰의 칼 끝에 서면서 재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검찰이 기업비리 수사를 대대적으로 확대할 경우 여파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13일 검찰과 재계 등에 따르면 롯데그룹에 대한 전방위 수사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무성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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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핵심은 대략 3가지로 요약된다. 롯데그룹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단초가 됐다는 것, 이명박 정부시절 특혜의혹을 받았다는 점, 사업 비리 외에 오너의 개인 비리 의혹이 있다는 점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검찰 수사가 단지 롯데그룹에 그치지 않고 다른 재벌그룹으로 불똥이 튈지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수사배경과 관련해 재계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효성그룹이다. 공교롭게 효성그룹도 ‘닮은 꼴’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은 롯데그룹 신동빈-신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과 다르지만 형제간 갈등으로 고소고발에 따른 검찰 수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2남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은 2014년부터 친형인 조현준 효성 사장을 상대로 무려 30여 건에 이르는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이를 통해 조현준 전 사장이 부당 계열사 지원이나 부실투자 등으로 회사에 수백억 원대의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검찰은 이와 관련 조현문 전 부사장을 고발인 자격으로 몇 차례 불러 조사했을 뿐 별다른 수사속도를 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는 지난 4월부터 이 사건을 전담하며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 특수4부는 현재 롯데그룹 사건을 맡고 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사정의지에 따라 효성그룹도 형제간 다툼에서 비롯된 불씨가 기업비리 수사로 옮겨붙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효성그룹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돈기업이란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은 조현준 사장의 사촌이다. 효성그룹은 이명박 정부에서 오너 일가에 대한 검찰수사가 여러차례 이뤄졌는데도 오너일가가 처벌을 면해 법조계 안팎에서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기도 했다.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은 1300억 원에 이르는 탈세혐의로 올해 1월 1심에서 각각 실형과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고발사건은 탈세혐의와 별개의 사안으로 검찰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기업비리 수사는 원칙적으로 상시적으로 이뤄져온 것이지만 재계 5위인 롯데그룹에 대한 수사강도와 속도가 어느 때보다 높은 것도 사실"이라며 "털면 먼지가 나는 게 국내 기업의 현실이다 보니 어느 기업이 유탄을 맞을지 불안감도 클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