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은 언제쯤 귀국할까.
검찰의 칼끝이 비자금 조성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그룹 오너일가를 정조준하면서 신동빈 회장이 과연 언제 귀국해 대응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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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신 회장은 당초 6월 중순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한 뒤 6월 말 귀국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현재 북미 출장 중이다.
신 회장은 멕시코 칸쿤에서 개막된 국제스키연맹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7일 출국했는데 14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미국 루이지애나주 에탄크래커 공장 기공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탄크래커 공장은 롯데그룹이 미국 석유화학업체 액시올사와 손잡고 건설한 공장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공장 기공식은 이번에 무산된 액시올사 인수와 별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신 회장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기공식 일정을 마무리하고 당초 16일쯤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면서 일본으로 직행할 것이란 얘기가 들린다.
신 회장이 일정대로 귀국하게 되면 검찰수사에 협조해야 하는데 상황에 따라 6월 말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 회장 입장에서는 지지 기반을 확고히 하고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을 차단하는 일이 중요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해외출장 일정을 마무리짓는 대로 일본에 건너가 6월 말까지 머물며 주총을 직접 챙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신 회장의 일정과 관련해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정확한 주총 날짜는 아직 공지되지 않았다.
일각에서 2003년 대선 불법자금 수사 당시 검찰소환에 불응했던 전례를 들며 신 회장이 오랜 기간 귀국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2003년 대선 불법자금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며 10개월가량 일본에 체류한 바 있다.
롯데그룹은 현재로서 이런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비서실을 통해 몇 차례 상황과 분위기를 보고받았다”며 “검찰 수사가 포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그룹 총수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고 귀국 후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만약 롯데홀딩스 주총이 열리기 전인 6월 중순 경 귀국한다면 비자금 조성의혹에 대한 빠른 해결의지를 나타낼 수도 있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 때처럼 신 회장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8월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후 일본에 머물던 신 회장은 국내에 첫발을 디딘 김포국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불미스러운 일을 만든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