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SM엔터테인먼트는 라이크기획에 올해 상반기 114억 원을 지급했다. 이는 상반기 SM엔터테인먼트 영업이익의 29.5%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지급된 124억 원보다 9.0%(10억 원)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큰 금액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자문료 명목으로 이 총괄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라이크기획에 매출의 최대 6%까지 인세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보낸 주주서한을 볼 때 라이크기획에 지불하는 비용은 아직까지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라이크기획 관련 비용이 SM엔터테인먼트 2분기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
SM엔터테인먼트가 라이크기획에 1분기와 2분기 같은 금액을 지급했다고 가정하고 해당 비용을 2분기 실적에서 제외하면 SM엔터테인먼트의 수익성은 단번에 뛰어오른다.
라이크기획 비용을 제외한 SM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률은 13.6%로 YG엔터테인먼트를 소폭 앞서게 된다.
이는 상반기 실적을 살펴봐도 마찬가지다.
SM엔터테인먼트의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10.9%로 10.2%를 기록한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하이브(15.7%)와 JYP엔터테인먼트(32.0%)에 뒤처져 있다.
상반기 실적에서 라이크기획에 지불한 비용을 제외하게 되면 SM엔터테인먼트의 영업이익률은 14.1%로 크게 개선된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라이크기획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프로듀서 용역 계약 자체를 종료하는 것보다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매각해 주주와 이해관계 상충을 줄이거나 라이크기획 지분을 에스엠이 확보해 라이크기획의 이익 확보가 SM엔터테인먼트 이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다"고 바라봤다.
SM엔터테인먼트는 2분기 영업이익률이 낮은 원인으로 신규 앨범 수의 감소를 꼽고 있다. 앨범 발매가 줄어 음반, 음원 매출이 28% 줄어들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2분기 8개였던 신규 앨범은 올해 2분기에는 6개로 줄었다.
이성수 공동대표는 탁영준 공동대표와 함께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한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기존 사업구조에서 꾸준히 리스크로 지적된 라이크기획 문제도 빠른 시일 안에 털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두 공동대표는 과거 실물 멤버십을 디지털로 변화시키는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활동 인증 스탬프를 대체불가토큰(NFT)화해 멤버십 혜택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올해 4월 신기술사업금융업자인 SM컬처파트너스를 설립한 데 이어 8월에는 메타버스 자회사 ‘스튜디오 광야’를 세우는 등 메타버스 관련 신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밖에 SM엔터테인먼트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의 지분 매각 작업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2월 CJENM과 협상에 실패한 뒤 카카오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인수가격에서 의견 차가 상당해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그룹은 기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사모펀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이 총괄프로듀서의 SM엔터테인먼트 지분 18.9%를 890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인수의 주체가 카카오로 바뀌고 인수가격도 6천억 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협상이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