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출산율이 역대 최저치를 경신한 데 경제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요인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는 외국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충북 청주시의 한 초등학교 교실 내부.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한국 출산율이 지난해까지 2년 연속으로 세계 최저치를 기록한 원인을 두고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국언론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청년 취업난과 부동산 가격 상승 등 경제적 요인 이외에 직장 조직문화와 여성의 사회적 역할 및 고정관념 등 사회문화적 요인도 출산율 하락을 이끄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뉴욕타임스는 24일 “한국 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0.81명으로 6년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0.8명 미만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2021년 한국 출산율은 역사상 최저치에 해당하는데 이는 전 세계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2020년 출산율 역시 세계 최저 수준이었다.
뉴욕타임스는 1970년 이후 꾸준히 하락해 온 한국 출산율이 이제 체감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바라봤다. 학교에 입학하는 신입생 수가 줄고 군대 신체검사 기준이 더 강화된 점이 예시로 꼽혔다.
출산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경제적 요소로 분석됐다. 가파른 집값 상승이 청년의 주거 문제로 이어져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기 어려운 상황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취업난으로 청년층이 안정적 소득 기반을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에 해당한다.
한국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주거 안정화와 일자리 창출, 육아 복지혜택 강화와 이민정책 개선 등 효과적 대응책을 내놓지 못 했다는 점도 출산율 회복이 어려운 배경으로 분석된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한국 청년들이 사회경제적 장벽을 넘는 일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이런 청년들은 빠르게 부를 축적하기 위해 가상화폐와 주식, 도박에 빠지는 사례도 많다”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경제적 요인 이외에 한국 사회의 엄격한 문화와 고정관념도 청년층이 아이를 낳기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포천은 한국 청년들이 직장에서 야근을 하고 상사 및 동료와 회식에 참여해야 하는 등 사회적 의무에 따른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여성 노동자들은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전반에 깔린 미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고 이와 동시에 가정을 돌봐야 하는 의무도 다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포천은 “이러한 요인들은 한국 청년들이 부모가 되는 일을 꺼리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한국 청년층의 정신건강과 관련한 문제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연합(UN) 분석에 따르면 한국에서 출산율 감소 추세가 지금과 같이 이어진다면 2099년 한국 인구는 현재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에서 출산 장려를 위해 시행하는 정책이 실제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권고도 이어졌다.
포천은 한국 직장인들이 출산을 한 뒤 육아휴직을 쓸 수 있지만 고용주에게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을 우려해 휴가를 쓰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한국에서 가용할 수 있는 노동인력이 줄어 주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포천은 “한국이 인구 감소에 대응해 이민자를 대거 받아들이는 정책에 시민 여론이 부정적이라는 점도 문제요소”라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지 않는다면 2030년대부터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