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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 이후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 경기부진 가능성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전격적으로 인하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하반기에 기준금리가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 하반기 경제 악화 가능성 대비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내리기로 결정한 것은 최근 악화된 경제지표를 근거로 하반기의 경기침체에 대비해 선제적 대처라고 볼 수 있다.
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33억7천만 달러로 최근 2년3개월 동안 가장 적었다. 4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만2천 명 늘었는데 1분기 월평균 증가폭(29만 명)보다 줄어든 것이다.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월 이후 4개월 만에 0%대로 다시 떨어졌다. 4월 소매판매액도 3월보다 0.5% 줄었다.
이주열 총재는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그에 따른 하방 위험성도 클 것”이라며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기업 구조조정이 소비·고용·투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8일 발표한 ‘산업·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에 따르면 조선사들은 자구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고용규모를 30%, 설비규모를 20%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6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도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최근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실망스럽고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3만8천 개에 그쳐 2010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올해 하반기에 금리 또 내릴까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국은행이 이번 인하에 이어 8월이나 9월에 기준금리를 1.00%로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6월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이 예상이 깨지면서 향후 기준금리를 더 내릴 가능성도 제기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6월 기준금리의 향방을 조사한 결과 81명(79.4%)이 금리동결을 전망했다.
공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것 자체의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어려운 경기여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 밝히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한은이 하반기에 금리를 추가로 내릴 여지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하반기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언급한 점도 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 진행되면 국내총생산(GDP)의 1.8%를 차지하는 조선업의 생산감소와 3만 명 이상의 인력감축 등 광범위한 경기 하방압력이 발생한다”며 “이에 대비해 한국은행이 올해 4분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