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국내 첫 저비용항공사(LCC)로 출범한 지 10주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모든 면에서 국내 저비용항공사의 역사를 새로 쓰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안전과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 높은 성장률로 저비용항공 새 역사 작성
9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5일 취항 10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2006년 6월5일 김포~제주노선에 첫 항공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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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규남 제주항공 사장. |
제주항공은 10년 동안 매출과 수송객수, 보유 항공기 대수 등 양적성장뿐 아니라 영업이익도 늘리며 큰 폭으로 성장했다.
첫 취항 이듬해인 2006년 25만 명이었던 제주항공 탑승객 수는 2015년 719만 명으로 29배나 늘었다. 매출은 2006년 118억 원에서 2015년 6081억 원으로 10년 만에 50배나 넘게 불어났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1개의 노선으로 출발했지만 올해 노선을 30개로 확대했다.
보유 항공기 수도 크게 늘었다.
제주항공은 첫 취항 당시 항공기 1대로 시작했지만 현재 23대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하반기에 추가로 3대를 더 도입해 모두 26대를 운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1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처음으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했다. 상장 직후 한때 아시아나항공 시가총액을 넘어서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국내선뿐만 아니라 국제선에도 공격적으로 취항하고 있다. 6~7월에만 대구~중국 산둥성 지난, 인천~일본 삿포로, 인천~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3개 노선을 신규 취항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역대 최대인 영업이익 514억 원을 냈다.
수익성에서는 이미 대형항공사를 따라잡았다. 제주항공의 영업이익률은 8.5%로 전체 국적항공사 가운데 에어부산(9.3%)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 서비스와 안전문제, 진에어 추격은 과제
그러나 여전히 과제도 남아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문제점을 드러냈다.
올해 초 제주항공 항공기가 기내압력 조절장치 문제로 급강하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사고는 기본적 안전수칙을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더욱 논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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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 항공기. |
제주항공은 항공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3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항공기 예비엔진을 구매하고 조종사 모의훈련장치를 운용할 계획을 세웠다.
1월 발생한 제주공항 사태에서 제주항공의 위기대응 시스템 부재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했다.
제주항공은 당시 폭설로 사흘 동안 마비됐던 제주공항이 정상화된 뒤 승객들에게 대기표를 발급해 불편을 키웠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항공은 창구에 먼저 나온 승객들에게 순서대로 탑승 대기표를 나눠줬고 승객들이 대기표를 받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면서 큰 혼란이 초래됐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예약순서에 따라 남는 좌석을 배정하고 문자를 보내 탑승시각에 맞춰 승객이 공항에 나오도록 했다.
당시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저비용’에만 초점을 맞춰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항공은 진에어의 추격도 따돌려야 한다. 올해 1분기 제주항공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진에어에 뒤쳐졌다. 진에어는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지원을 등에 업고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