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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화학회사 도약 분수령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6-09 14: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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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이 북미에서 생산거점을 확보하면서 글로벌 화학회사로 도약에 한발 더 다가섰다.

허수영 사장은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화학단지 준공과 말레이시아 타이탄 증설 등 해외사업 확대에 주력해 왔다.

이번에 미국 액시올(Axiall) 인수에 도전하며 시장을 아시아에서 북미와 유럽으로 넓히려고 한다.

◆ 롯데케미칼, 액시올 인수하면?

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에 성공할 경우 매출 규모는 21조 원으로 전 세계 화학회사 중 12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허수영,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화학회사 도약 분수령  
▲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단순히 몸집만 커지는 것이 아니다.
 
롯데케미칼은 사업다각화와 시장다변화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말 그대로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서 면모를 갖추게 된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삼성그룹으로부터 롯데첨단소재와 롯데정밀화학, 롯데BP화학을 인수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번에 액시올을 인수하면 가스 기반 사업을 강화해 원유와 가스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케미칼의 사업지도가 넓어지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롯데케미칼의 해외사업은 동남아시아를 생산거점으로 중국 등 아시아에 치우쳐 있었는데 액시올을 인수하면 북미시장으로 발을 넓힐 수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액시올 인수에 성공하면 미국 생산거점을 확보해 북미와 남미, 유럽 시장을 새롭게 추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액시올 인수에 대해 “중장기적으로 북미시장 진출과 폴리염화비닐(PVC)사업 확대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2조 원대 인수가격 감당할 수 있나

관건은 인수가격과 이에 따르는 부담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화학업계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거뒀을 정도로 현금창출능력이 우수하다. 하지만 최근 공격적인 사업확대로 재무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액시올 인수을 놓고 재무적 평가는 엇갈린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문제는 가격”이라며 “웨스트레이크라는 경쟁자가 존재해 협상을 통해 싸게 살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웨스트레이크는 액시올 인수에 1조9천억 원을 제안했다. 롯데케미칼이 인수에 성공하려면 2조 원 이상이 필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이 2조 원에 인수한다고 가정하면 지난 12개월 동안 8조4천억 원의 자금집행이 결정됐다”며 “2015년~2018년 예상 상각전이익(EBITDA) 8조6천억 원을 감안하면 무리한 투자는 아니지만 시황이 악화되면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롯데케미칼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인수규모라는 의견도 많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롯데케미칼은 웨스트레이크의 인수조건을 넘어서는 2조 초중반의 금액을 제시했을 것”이라며 “현재 롯데케미칼의 시가총액과 시너지 효과를 감안할 때 20~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은 무리되는 수준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윤 연구원은 “연간 2조 원 이상의 현금창출이 가능하다는 점과 초기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는 분할상환이 가능하다는 점, 타이탄 상장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롯데케미칼은 자금확보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2016~2017년 평균 상각전이익이 2조2천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낮은 시장금리로 차입환경이 우호적”이라며 “액시올 인수로 인한 재무적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롯데케미칼, 글로벌 종합화학기업 도약 박차

허수영 사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톱10 종합화학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위해 해외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허수영, 롯데케미칼의 글로벌 화학회사 도약 분수령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 사장은 올해 우즈베키스탄 수르길 가스전에 대규모 가스화학단지를 건설하는 수르길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이 사업은 국내 기업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사업이자 롯데케미칼 해외사업 중 최대 규모사업이다. 올해 매출 7천억 원, 영업이익 1천억 원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허 사장은 5월 수르길 가스화학단지 완공식에서 “수르길 사업 성공을 발판으로 국내외 신규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해 글로벌 석유화학회사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 사장은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타이탄의 나프타분해설비(NCC) 증설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2010년 인수한 타이탄은 지난해 실적이 크게 개선돼 연간 4천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허 사장의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대 전략은 유통사업을 축으로 내수 중심의 회사였던 롯데그룹의 해외사업 비중을 늘리고자 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뜻과도 일치한다.

허 사장은 신동빈 회장이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맡을 당시 전무로 근무하며 신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허 사장의 공격적인 롯데케미칼 경영은 신동빈 회장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관철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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