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2-08-09 17: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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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한국투자증권의 거래 시스템이 무려 15시간 넘는 장애 사고를 일으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직접 나서 사과문을 내며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했고 앞으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적극적 피해 보상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 무려 15시간 넘게 이어진 시스템 장애 사고로 한국투자증권을 향한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시스템 장애를 수습하고 위탁매매 고객에 대한 피해 보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구체적 보상 금액을 산출하는 과정에서는 투자자들과 이견이 있을 수 있어 보상합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증권사 거래시스템 장애에 의한 손해는 사후 구제가 쉽지 않은 만큼 사태 수습을 두고 잡음이 계속될 가능성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증권사 전산장애에 따른 손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매매 의사가 로그기록 등 객관적 자료로 남아있어야 한다.
이에 더해 장애가 복구된 뒤 매매거래를 체결해 추정 손해금액이 확정돼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추정 손해금액은 투자자가 매매의사가 있었던 시점과 장애 복구 시점의 가격차이로 결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장애가 복구된 9일 동시호가 또는 접속 가능한 가장 빠른 시간의 거래가격을 손해 확정 기준으로 제시했다.
투자자의 매매의사가 있던 시각이 언제냐에 따라 손해금액이 결정되기 때문에 피해 보상액도 달라지는데 구체적 시각을 확정하는 부분에서 투자자들은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보상 과정에서 잡음이 계속된다면 이는 한국투자증권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투자증권 대신 다른 증권사로 주식 계좌를 옮기겠다는 투자자들의 댓글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한국투자증권의 위탁매매부문 시장점유율은 2019년 7.8%에서 2020년 7.1%, 2021년에는 7.0%로 계속 감소해 정일문 사장으로서는 한명의 고객이 아쉬운 상황이기도 하다.
정 사장이 이번 전산장애가 위탁매매 고객 이탈로 이어지지 않도록 피해 보상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이번 한국투자증권 전산장애가 8일 오후 4시부터 9일 오전 7시15분까지 장장 15시간15분동안 이어졌다는 점에서 피해 규모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증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반까지 정규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번 전상장애로 시간외 거래만 막힌 반면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거래시스템이 먹통이 됐기 때문에 그 어떤 거래도 실행할 수 없었다.
한국투자증권의 미국주식 거래시간은 서머타임 기준으로 △프리마켓 오후 5시~10시30분 △정규 장 오후 10시30분~다음날 오전 5시 △애프터마켓 오전 5시~7시로 모두 14시간이다.
거래시간 내내 시스템 장애가 이어진 탓에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는 미국증시 투자자들은 그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번 사태를 얼마나 매끄럽게 마무리 짓느냐는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고객의 신뢰와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에 정일문 사장은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에 대고객 사과문을 올려 발빠르게 사태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사과문을 통해 고객 신뢰회복을 위해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사장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전산환경을 점검하고 개선하겠다"며 "고객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상당시간 거래불가로 불편과 심려를 끼친 점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금융회사는 고객 신뢰와 애정을 바탕으로 성장한다는 대원칙을 깊이 되새기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최고의 IT인프라와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갖춘 증권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