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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시장 살리는 소부장 기업들, 인지도보다 기술력이 흥행 좌우한다

김서아 기자 seoa@businesspost.co.kr 2022-08-09 14: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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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을 살리는 것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다.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인지도 높은 기업들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며 미끄러지는 상황에서 알짜배기 소부장 기업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기업공개시장 살리는 소부장 기업들, 인지도보다 기술력이 흥행 좌우한다
▲ 최근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사진은 대성하이텍.

최근 같은 날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대성하이텍과 쏘카도 마찬가지다. 

소부장 기업 대성하이텍은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해 희망 공모가격 최상단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반면 ‘IPO 대어’로 불릴 만큼 시장의 관심을 받았던 쏘카는 수요예측 때 100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상장을 철회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9일 대성하이텍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이 시작됐다. 확정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격(7400원~9천 원)의 최상단인 9천 원이며 이날부터 10일까지 공모청약이 진행된다. 상장 예정일은 22일이고 대표주관사는 신한금융투자다.

앞서 4~5일 실시한 대성하이텍의 기관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1678개 기업이 참여해 1935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참여 기관들 가운데 99.16%(미제시 포함)가 9천 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성하이텍보다 먼저 IPO에 도전한 소부장 기업들도 각자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했다.

가온칩스(기관 수요예측 경쟁률 1847대1), 레이저쎌(1443대1), 넥스트칩(1623대1), 에이치피에스피(HPSP)(1511대1), 성일하이텍(2269대1), 새빗켐(1670대1), 에이치와이티씨(HYTC)(1480대1) 등. 모두 한파가 불어온 기업공개 시장에서 별 탈 없이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대성하이텍도 다른 소부장 기업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성하이텍은 정밀부품 사업과 완성기 사업(스위스턴 자동선반·컴팩트 머시닝센터)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2차전지 장비 부품, 해외 방산 부품, 노트북 및 폴더블폰 힌지 부품, 전기차 및 수소차 배터리 부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넓히고 있다.

현재 25개국의 75개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SK실트론, 삼성전기 등 대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대성하이텍 측은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공모자금을 고부가가치 아이템을 위한 설비확충, 연구개발(R&D), 부채상환 등에 사용하기로 했다.

반면 대기업 계열사를 비롯한 인지도 높은 기업들에게 올해 기업공개 시장은 유독 어려웠다. 상장을 준비한다는 소식만으로 시장의 이목을 끌 수는 있었으나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3일 열린 쏘카의 IPO 기자간담회는 4일 열린 대성하이텍의 IPO 기자간담회 규모보다 참석자가 2배 이상이었을 만큼 시장의 관심은 높았으나 결국 뚜껑을 열었을 때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서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CJ올리브영, 현대오일뱅크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줄줄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기업가치 3조 원’으로 평가받던 쏘카가 상장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소부장 기업들이 주도하는 기업공개 시장이 형성된 이유로 크게 두 가지를 꼽는다.

첫 번째는 증시 불확실성이다.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경기침체 우려 확산, 글로벌 기업들의 실적 부진, 인플레이션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미국 증시뿐만 아니라 국내 증시도 타격을 크게 입었다.

예측하기 어려운 대외 변동성 때문에 규모는 작아도 확실한 성장이 보장된 탄탄한 소부장 기업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번째는 상장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이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모두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이 기업들 모두 기관 수요예측에서 결국 그 논란을 넘지 못했다.

최근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 쏘카 역시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발목을 잡혔다. 지난 3일 열렸던 기자간담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으며 박재욱 쏘카 대표도 관련 지적이 나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다른 모빌리티 기업 가운데 가장 실적개선 속도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으나 기관투자자들은 여전히 쏘카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지만 쏘카는 상장을 강행하기로 했다. 희망 공모가격(3만4천 원~4만5천 원)보다 낮은 2만8천 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했다. 김서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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