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을 업고 미국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원달러 환율 상승효과을 업고 미국 사업장에서 이익체력을 크게 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대규모 현지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우호적 환율환경을 활용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130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고환율 기조가 하반기에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을 넘어서는 고물가와 이를 잡기위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격적 긴축정책이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최근 경기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 수요가 증가하면서 달러화 강세 환경이 강화되고 있다.
최제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여전하고 물가와 통화정책, 경기침체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환경이라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에도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며 "환율 상단은 1350원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달러화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 유로존 경기 기초체력(펀더멘털) 악화에 따른 유로화 약세, 상대적으로 탄탄한 미국 경기 펀더멘털 등을 고려하면 미 달러화 강세분위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하반기에도 원/달러 환율은 1250~1350원에서 등락하는 가운데 상방 위험(리스크)이 높다"고 전망했다.
원/달러 환율은 6월23일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선 뒤 지난달 15일에는 장중 1326.7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새로썼다.
현대차·기아와 같은 수출 기업에 있어 수출물량과 외화표시 수출가격이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폭만큼 매출이 증가되는 효과가 발생한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2분기 1년 전보다 12% 상승한 원/달러 평균 환율에 힘입어 각각 6410억 원, 5090억 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봤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미국에 올린 영업이익을 국내 영업이익 수준으로 끌어올린바 있어 달러화의 강세는 현대차·기아의 이익체력을 더욱 크게 키울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과잉생산과 그에 따른 인센티브(판매장려금)의 증가로 한동안 적자를 기록해왔으나 최근 미국 판매량 증가와 고가차량 위주로 판매조합(믹스) 개선, 인센티브 축소에 힘입어 반등을 이뤘다. 2020년과 2019년 각각 흑자로 전환한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에만 각각 6890억 원, 457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탄탄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현지 전기차 생산기지 구축에 속도를 내 미국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5월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용 공장, 배터리셀 공장을 포함해 미국 내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을 위해 모두 6조3천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지역에서 내년 상반기 연간 30만 대 규모의 전기차 공장 착공에 들어간다.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이보다 한 달 앞선 4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의 전동화 생산라인 구축에 3억 달러(약 3700억 원)를 투자해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올해 안에 생산하기로 했다.
올해 현대차·기아는 미국에서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분기 미국에서 32만2593대의 자동차를 팔아 점유율 9.4%로 일본차 브랜드 혼다를 제치고 판매량 5위를 차지했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는 미국 판매량을 빠르게 늘리며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서비스기업 익스피리언(Experian)에 따르면 올 1분기 미국에서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량은 모두 1만5414대를 기록해 점유율 9.7%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3위에 이름을 올린 포드의 전기차 판매량 7407대의 2배가 넘는 기록이다.
현대차는 1년 전보다 236% 늘어난 6964대, 기아는 735% 증가한 845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미국 전기차 점유율 75%를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현대차그룹은 기존에 내연기관차를 만들어온 완성차 업체 가운데서는 가장 앞서 달려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기아의 첫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가 갖춘 높은 상품성도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아이오닉5는 4월 '2022 월드카 어워즈(WCA)'에서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수상했다. 앞서 2월에는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COTY)'에 올라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상식 가운데 2관왕을 차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이오닉5와 EV6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현대차그룹은 국내에서 다음달 아이오닉6, 내년 4월 EV9, 2024년 아이오닉7을 내놓은 뒤 곧바로 미국 시장에서 전용전기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해 나간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미국에서 모두 84만대의 전기차를 미국에서 판매할 목표를 세웠다. 이는 2030년 미국 전기차 시장 규모 전망치인 602만 대의 14.0%에 해당한다.
김호섭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점유율 상승세, 전기차 신차의 높은 상품성 및 글로벌 상위권의 전기차 판매량 등은 현대차·기아의 중장기 이익창출력 유지에 있어 긍정적 요인이다"고 바라봤다. 허원석 기자
[편집자주]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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