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멘트가 조만간 시장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멘트업계가 다시 한번 재편될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한앤컴퍼니와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등 사모펀드는 지난해부터 쌍용양회와 라파즈한라시멘트 등 인수전에서 승리하며 시멘트업계 재편을 주도했다.
|
|
|
▲ 이성규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사장. |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현대시멘트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번 인수전에 시멘트업계와 맞붙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현대시멘트 채권단이 현대시멘트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권단은 최근 실무진 회의를 열고 7월에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현대시멘트 매각 절차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매각대상은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95%다.
현대시멘트는 매각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5월23일부터 30일까지 자기주식 23만9899주를 모두 81억3758만 원에 매각했다. 자본을 확충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매각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의 주식매도 제한이 해제되는 올해 하반기까지 인수자와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업계는 유암코를 포함한 몇몇 사모펀드 등을 현대시멘트의 잠재적인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시멘트업계는 지난해부터 여러 회사가 시장에 매물로 나온 뒤 새 주인을 찾는 등 재편작업이 잇따랐다. 사모펀드는 이 과정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재편을 주도했다.
글랜우드PE는 3월 시멘트업계 5위인 라파즈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며 시멘트업계에 입성했다. 한앤컴퍼니도 지난해 말 시멘트업계 1위인 쌍용양회 인수전에서 한일시멘트를 제쳤다.
유암코가 현재 현대시멘트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시멘트의 지분 매각 공고가 나오면 입찰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암코는 지난해 9월 기업 구조조정전문회사로 탈바꿈한 뒤 인수할만한 가치가 있는 중견기업을 10개 가량으로 파악했다. 유암코는 현대시멘트를 포함시킨 뒤 재무구조 등을 면밀히 관찰해왔기 때문에 다른 인수 후보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파인트리자산운용도 현대시멘트의 잠재적인 인수후보로 꼽힌다.
|
|
|
▲ 이주환 현대시멘트 사장. |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건축·건자재 기업의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지난해 동부건설에 이어 올해 동양 인수 등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동양 주식 전량(10.03%)을 유진기업에 매각해 972억 원을 확보했다. 파인트리자산운용이 지분을 매각한 대금을 바탕으로 현대시멘트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시멘트업계는 사모펀드가 시멘트업계 인수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데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업계가 공급과잉이라 구조조정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사모펀드가 들어온다고 해도 구조조정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기존 사업자의 수가 줄어드는 효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동종업계가 아닌 사모펀드가 시멘트기업을 인수하면 시장에 존재하는 기업들의 수가 여전히 같기 때문에 공급과잉 구조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시멘트업계는 7개 선두기업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쌍용양회가 2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한일시멘트 등 나머지 6개 기업들이 10%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쌍용양회와 동양시멘트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한일시멘트와 아세아시멘트 등 자금여력이 되는 기업들이 현대시멘트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