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패스도 삼성전자에 이어 퀄컴까지 주력 고객회사로 확대하고 있어 성장가능성이 높은 반도체 후공정 기업으로 손꼽힌다.
이재윤 유안타증권연구원은 “네패스는 반도체 후공정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며 “글로벌 후공정 업계에서 톱티어로 성장할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국내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 업체들이 우리나라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의 미래를 밝게 바라보는 것은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 됨에 따라 불량률을 낮출 수 있는 테스트공정과 패키징 공정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의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OSAT) 시장은 2018년 306억8천만 달러에서 2026년 440억5천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대만의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앞서기 위해서는 국내 후공정 장비업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상생협력에 속도를 붙여야 한다는 시선이 많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최첨단 미세공정인 3나노 파운드리에서 TSMC보다 먼저 양산에 성공하며 추격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후공정에서는 대만의 생태계가 크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아래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의 김형준 단장은 최근 한 반도체 패키징 포럼에서 “2020년 기준으로 국내 반도체 후공정(OSAT)업체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아직까지 6%에 불과하다”며 “TSMC, 인텔 등 해외 업체가 반도체 후공정 관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육성하는 것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파운드리 최강국인 대만은 반도체 생태계의 마무리 부분을 차지하는 패키장과 테스트를 맡은 산업 생태계가 가장 잘 갖춰진 나라로 손꼽힌다.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세계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대만의 반도체 후공정 기업인 ASE의 협력관계가 대표적 사례다. ASE가 성장한 배경으로는 TSMC의 패키지 물량의 상당수를 받은 것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ASE의 경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미국의 앰코보다 2배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반도체 패키지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한 상위 2개 기업으로는 인텔(4조6천억 원)과 TSMC(4조 원)이 꼽힌다.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반도체 생산 인프라에 60조 원을 투자하는 내용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2019년 4월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반도체 비전 2030’과 관련된 전체 투자규모를 기존 133조 원에서 171조 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고영관 삼성전자 테스트 앤 시스템 패키지(TSP) 총괄 소재 기술팀 상무는 올해 5월 인하대학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반도체 패키징 역량강화를 위해 국내 기업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고 상무는 학술대회에서 “3년 전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반도체 패키징 장비를 비롯한 소재·부품·장비를 국산화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하지만 아직도 핵심 장비의 80% 가량을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상무는 “국내 반도체 패키징 업체와 기술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