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시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약세를 지속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10% 넘는 하락폭을 나타낼 것이라는 시장 조사기관의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가 발생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 증시가 근본적으로 여전히 고평가된 상태라는 점을 고려하면 점차 적정가치에 가깝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5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증시는 올해 말보다 내년 말에 더 낮은 수준으로 마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투자자금이 몰려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투자 수요가 더욱 감소해 증시 하방 압력을 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고려해 안전자산을 뚜렷하게 선호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현재 경제성장 둔화와 달러 강세를 두고 볼 때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긍정적 기업 실적전망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바라봤다.
미국 증시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증권사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쇼크’가 이어지면서 주가 하락을 더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기업 실적전망을 고려할 때 미국 증시가 아직도 크게 고평가돼 있다며 큰 폭의 증시 조정은 피할 수 없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S&P500 지수가 지난해 기록한 고점 대비 약 3분의2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올해 말 S&P500 지수를 3600포인트 안팎으로 예상했다. 직전 거래일인 1일 S&P500지수는 382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는데 약 6% 하락을 예측한 것이다.
더 나아가 내년 말 S&P500 지수는 3200포인트까지 10% 이상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졌다. 이는 현재 수준과 비교하면 약 16% 떨어지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증시 하락세가 시작되기 전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던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전망이 충분한 근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포천은 캐피털이코노믹스가 미국 증시에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음에도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한 데 주목했다.
경제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경제성장률이 여러 분기 동안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기침체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최근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세는 2011년과 2015년, 2018년 경제성장 둔화 시기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다만 이번 증시 하락은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역사상 가장 큰 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