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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집 한 채 뚝딱, 미국 유럽 3D 프린팅 주택 상용화 성큼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7-04 17: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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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집 한 채 뚝딱, 미국 유럽 3D 프린팅 주택 상용화 성큼
▲ 멕시코 타바스코 나카주카지역에 세워진 3D 프린팅 주택. <아이콘 홈페이지>
[비즈니스포스트] 멕시코 타바스코 나카주카지역에는 3D 프린팅 주택 50가구로 조성된 마을이 있다.

노숙인 문제해결을 위한 비영리단체 뉴스토리가 미국 건설회사 아이콘과 함께 지역 무주택 저소득층 가족들을 위해 지은 집이다. 

아이콘은 3D 프린팅 건축기법으로 24시간, 하룻밤 만에 500제곱피트(약 14평) 넓이에 침실 2개, 거실, 주방과 욕실을 갖춘 주택을 한 채씩 만들어냈다.

3D 프린팅 주택은 3D 프린터가 노즐을 통해 콘크리트 등 재료를 치약 짜듯 짜내 쌓아올리면서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프린터로 문서를 인쇄하듯 집도 뽑아내는 것이다.

나카주카의 3D 프린팅 주택들은 아이콘의 3D 프린터 벌컨2를 사용해 콘크리트 혼합물인 라바크리트를 104겹 쌓아올려 지어졌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3D 프린팅 건축기법은 이처럼 공사비와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21세기 주택난, 집값 문제를 해결할 혁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건축자재 수급문제와 인력난, 코로나로 지연됐던 착공 현장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공사비 급등이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도시학 교수는 최근 건축전문 유튜브채널 ‘셜록현준’에서 3D 프린팅 주택을 현재 집값 등 주택시장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혁명으로 바라봤다.

유 교수는 “150년 전 철근콘크리트, 엘리베이터, 강철 등 기술혁명으로 해결했던 게 약발이 다 됐다”며 “3D 프린터는 20세기 초반 철근콘크리트의 도입과 비슷한 혁명적 건축기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3D 프린팅 주택은) 이미 시장성도 갖추기 시작했다”고 봤다. 실제 현재 일반적 공법으로는 건물을 지을 때 철근콘크리트를 이용해 몇 달 동안 골조를 세운다. 하지만 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면 단층 주택은 하루면 모든 골조작업이 끝난다.

중국과 네덜란드에서는 4층짜리 건물도 3D 프린터로 골조를 만든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룻밤에 집 한 채 뚝딱, 미국 유럽 3D 프린팅 주택 상용화 성큼
▲ 아이콘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조성하는 100가구 규모 3D 프린팅 주택 단지. <아이콘 홈페이지>
실제 미국 등 해외 주택시장에서는 3D 프린팅 주택이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앞서 소개한 미국 건설회사 아이콘은 현재 텍사스 오스틴에서 3D 프린팅 주택 100가구 단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3D 프린팅 주택 단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제이슨 발라드 아이콘 최고경영자(CEO)는 2021년 11월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제 단독 주택이나 수십채를 건설하는 것에서 졸업하고 수백 채의 3D 프린팅 주택을 지을 것이다”고 말했다.

아이콘은 앞서 미국 주택개발업체 3스타란즈와 함께 3D 프린팅 주택 ‘이스트 17번가 레지던스’를 지어 미국에서 처음으로 일반인에게 판매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의 건설기업 마이티빌딩스는 부동산 개발업체 팔라리그룹과 손잡고 올해 안에 캘리포니아 팜스프링스 근처 코첼라밸리의 고급 주택지 랜초미라지에 친환경 3D 프린팅 주택 15채를 건설해 공급한다.

이 단지의 3D 프린팅 주택은 1450스퀘어피트(약 40.83평) 넓이의 단층 주택으로 3D 프린터로 모듈형 패널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레고블록처럼 조립하는 방식으로 지어진다. 

공사기간은 2~4주가 걸리고 가격은 랜초미라지 일반 주택 시세보다 약 30~45%까지 싼 것으로 파악된다.
하룻밤에 집 한 채 뚝딱, 미국 유럽 3D 프린팅 주택 상용화 성큼
▲ 마이티빌딩스가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에 조성하는 3D 프린팅 주택 단지. <마이티빌딩스 홈페이지>
독일 건설회사 페리는 2021년 초 독일 발렌하우젠 마을에 380㎡(114.95평) 규모 3층 주택을 지었다. 

페리는 지난해 저소득층 주거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민간단체 해비타트와 미국 애리조나 템피에 3D 프린팅 주택을 건설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해비타트 집짓기 프로젝트에는 자원봉사자 25~30명이 몇 주 동안 투입된다. 그런데 이 3D 프린팅 주택은 28시간 만에 시공을 마쳤고 기존 건설방식으로 지은 주택과 비교해 제곱피트당 원가를 약 15% 절감했다.

프랑스에서는 낭트대학 연구진이 시가 제공한 부지에 95㎡(약 29평) 규모 집을 54시간 만에 완성한 사례도 있다.

3D 프린팅 기술은 집을 빠르게 짓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측면 외에도 건축자재와 폐기물 절감, 현장 작업장의 사고 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건설업계의 미래 기술로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3D 프린팅 건설시장은 2019년에는 460만 달러 규모로 평가됐지만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14.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3D 프린팅 주택은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여럿이다.

일단 3D 프린터 기술과 장비를 갖추기 위한 초기 투자비용이 매우 높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3D 프린팅 건축물의 구조, 소방 등 부분에 관한 정확한 인증, 안전기준, 규정도 아직 없다. 

기술적 한계도 있다. 현재 3D 프린팅 기술은 프린터와 로봇 팔 등을 활용해 콘크리트를 적층하는 방식으로 최대 4~5층 높이까지만 지을 수 있을 뿐이다. 그 보다 높은 고층 건물을 지을 정도로 기술이 발전하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3D 프린팅 주택이 대부분 단층 주택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한국처럼 도시 고층 주택이 일반적인 곳에서는 현재 기술 수준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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