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6월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왼쪽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오른쪽은 성일종 정책위의장. <국회사진기자단> |
[비즈니스포스트] 국민의힘이 띄운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반도체 특위)가 첫 회의 개최로 본격적 활동을 알렸다. 국회 내 대표적 반도체 전문가인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아 특위를 이끈다.
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이다. 여당이 출범한 특위 위원장을 야당 출신 국회의원이 맡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28일 양 위원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1차 회의에서 "오늘 출범하는 반도체 특위의 키워드를 '초월'이라 말하고 싶다"며 "정파와 이념을 초월한 여야 협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개혁 △세액공제 △인재양성 등 3가지 정책방향을 제시하며 "국회가 개원하고 국회 차원의 특위가 구성되는대로 시급한 입법부터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날 반도체는 경제이자 외교며 안보라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은 "미중의 패권 경쟁을 관리하는 가장 효율적 외교 수단이 반도체 산업이며 한미 안보 동맹의 핵심도 반도체 방패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일어나는 토론이나 성과가 여야, 이념을 초월해야 하고 한 기업이나 엔터프라이즈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아야 한다"며 "모든 정부부처를 통합해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특위는 지난 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 인재 육성을 강조한지 3주 만에 출범했다.
특위는 위원장인 양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안팎의 이공계 출신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송석준 의원과 김정호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공동부위원장에 올랐다.
위원으로는 김영식·양금희·조명희·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정덕균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김용석 성균관대 전자전기공부학부 교수, 박인철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상근고문,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등이 참여한다.
양 위원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관련 임원 출신으로 2016년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입인재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때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2021년에는 민주당의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부위원장까지 맡았다.
양 위원장은 2021년 7월 지역사무소 보좌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당 윤리심판원이 제명 결정을 내리자 자진 탈당했다.
올해 복당을 추진했으나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며 민주당과 대립하다 복당을 철회한 바 있다.
양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분야의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는 한편 양 위원장을 향한 칭찬세례를 이어갔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양 의원은 당파를 떠나 대한민국 미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신념을 가진 반도체 전도사다"며 "여성 임원으로서 삼성을 세계적 반도체 기업으로 키우는 성공신화를 쓴 장본인이자 국회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최고 전문가다"고 평가했다.
권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초강대국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만큼 국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며 "이번 개원 협상이 잘 되면 국회에 규제개혁위원회를 만들어서 민주당 의원을 위원장으로 모시면서 규제 혁파에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특위에만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번 일이 전례가 없는 일이어서 결국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반면 민주당 측은 직접 언급은 삼간 채 국회 원구성 협상이 먼저라며 비판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7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협상부터 제대로 하면 좋겠다"며 "상임위 구성과 국회 정상화부터 해야 하는데 지금 주객이 전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1967년 4월 전남 화순에서 태어나 1986년 광주여상을 나왔다. 2005년 한국디지털대 인문학 학사를 받았으며 2008년 성균관대 대학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1985년 11월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설계실에 연구보조원으로 취업했다.
이후 SRAM설계팀 책임연구원, DRAM설계팀 수석연구원을 거쳐 2014년 메모리사업부 상무까지 올랐다. 고졸 출신으로 입사해 임원까지 오른 첫 여성 직원이었다.
2016년 1월 당시 인재영입을 담당하고 있던
문재인 민주당 대표에 의해 영입인재로 발탁되며 정계에 발을 들였다
4·13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 지역구에 전략공천을 받아 출마했으나 당시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에 밀려 낙선했다.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장 후보 출마를 위해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탈락했다.
그해 8월 민주당 중앙여성위원장으로 뽑혔으며 최고위원을 겸직했다.
2020년 5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주 서구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21대 전반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활동했다.
2020년 9월에는 민주당 미래전환 K-뉴딜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으며 2021년 4월 민주당 반도체기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7월 지역사무소 보좌관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가장 높은 징계 수위인 제명처분을 받자 자진 탈당했으며 2022년 검찰수사권 폐지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에 반대의사를 밝히다가 복당을 철회한 바 있다.
2022년 6월 국민의힘 반도체 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