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숙박앱시장에도 진출할까?
카카오가 올해 들어 O2O(온오프라인연계) 사업을 강화하면서 숙박앱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카카오가 숙박앱에 진출할 경우 기존 업체들은 ‘체급이 다른’ 경쟁자와 맞닥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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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지훈 카카오 대표. |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숙박앱업계에서 카카오가 과연 숙박앱시장에 진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카카오가 숙박앱시장에 진출하면 모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어놓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존 사업자들은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카카오가 숙박앱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모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고려할 때 이미 ‘대기업’이 된 카카오가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라도 들어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것이다.
숙박앱 ‘여기어때’ 관계자는 “2년 전 창업자가 모텔앱 장 진출을 결정한 이유 중 하나가 카카오가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업종이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기존 숙박앱업체들이 시장 기반을 워낙 탄탄하게 잡아 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라도 공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숙박앱 이용자가 늘어나고 모텔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카카오가 이 시장에 발을 들여놓는 상황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숙박앱업체들과 달리 모텔업주들은 카카오의 진출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이와 관련해 “숙박앱은 아직은 검토대상에 들어 있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카카오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분야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숙박앱의 경우 현재로서는 진출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드라이버를 시작으로 카카오 헤어샵, 카카오 홈크리닝, 카카오 주차 등의 O2O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가 이런 O2O서비스에서 성과를 낸다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각각 51.1%와 148.3%까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는 올해 매출 1조4080억원, 영업이익 2210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중소벤처 관계자는 “카카오와 같은 큰 기업이 특정 분야에 진출한다는 말만 나돌아도 해당업체들은 위협을 느낀다”며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영업망을 빠르게 늘려나간다면 결국 중소 O2O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려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숙박앱은 전국의 모텔을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인데 현재 ‘야놀자’ ‘여기어때’ ‘여기야’ 등의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한 채 경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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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 앱 '여기어때'의 광고포스터. |
2005년 3월 출시된 야놀자의 누적 내려받기(다운로드)는 이미 1천만건을 넘었다. 월 평균 이용자도 107만명에 달한다.
2014년 4월 등장한 여기어때의 누적 내려받기는 500만건이 넘고, 월 평균 이용자는 62만명이다.
중복 이용자를 고려해도 1천만 명 이상이 스마트폰에 숙박앱을 깔아두고 있고, 1백만여 명이 월 1회 이상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전체 모텔수는 3만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객실로 치면 약 90만개다.
숙박앱 이용자가 늘면서 모텔에 대한 인식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미 대학가에서는 ‘엠티 가자’는 말이 ‘모텔 가자’는 뜻으로 자리잡았다.
숙박앱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4월 말 현재 야놀자 제휴 모텔은 7700여개, 여기어때는 4천여개로 추정된다. 아직 2만여 개의 모텔이 020서비스에 연결돼 있지 않은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