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22일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GM 브랜드 데이'에 참석해 사업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GM> |
[비즈니스포스트]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대표이사 사장이 8년째 이어온 영업손실 고리를 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보였다.
국내 판매에선 자체 생산과 수입차를 함께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면서 내년 내놓을 글로벌 전략 수출모델을 앞세워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은 22일 인천시 영종도에 있는 파라다이스시티 호텔에서 GMC를 공식적으로 국내 론칭하는 ‘GM 브랜드 데이’를 열었다.
렘펠 사장은 6월1일 취임뒤 이날 첫 공식 대외행사를 치루면서 올해 한국GM의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렘펠 사장은 “수출 확대와 멀티브랜드 전략을 통해 경영정상화라는 약속을 이행해 GM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며 “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한 뒤 내년에는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주춤했던 한국GM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목표달성을 반드시 이루겠다는 수익성 강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GM은 2021년 영업손실 3760억 원을 거둬 2014년 뒤 8년 연속 영업손실을 거뒀다. 이 기간 누적 손실 규모만 5조 원이 넘는다.
특히 한국GM은 2018년 당시 군산공장을 폐쇄한 이후 본사 제너럴모터스(GM)와 KDB산업은행에서 투자를 받으며 경영정상화 계획을 수립했는데 여전히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렘펠 사장은 수익성 회복을 위해 우선 내수판매 확대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전임 한국GM 사장이었던 카허 카젬 SAIC-GM 총괄부사장이 제시했던 ‘투트랙’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것이다.
투트랙 전략은 한국GM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뿐 아니라 미국 GM 차량을 수입해 소비자 선택권을 넓혀 국내 판매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말한다.
다만 전임 카젬 사장은 코로나19 등으로 GM 모델 확대가 쉽지 않았지만 렘펠 사장은 올해부터 GM모델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한국GM는 수출물량 확대를 통해 생산비용을 낮추는 ‘규모의 경제’ 구조를 갖추는 일이 절실하다. 하지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등의 문제가 아직까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생산량을 급격히 늘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한국GM은 GM 본사의 부품 공급망 정책에 따라 생산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그런 만큼 렘펠 사장이 독자적으로 생산량을 확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내수 판매 확대를 위해 GM 수입차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 때문이다.
한국GM은 6월 초 중형SUV 이쿼녹스를 출시한 데 이어 이날 행사에서 GMC 브랜드의 풀사이즈 픽업트럭인 시에라 드날리를 공개했다.
지금까지 한국GM이 국내에 판매한 쉐보레나 캐딜락이 아닌 GMC 브랜드를 도입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수입모델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나온다.
GMC는 본사 GM에서도 프리미엄 픽업 및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에 특화된 브랜드다. 한국GM는 시에라 드날리뿐 아니라 허머 EV 등도 국내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한국GM이 2023년 글로벌 신차 모델 생산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렘펠 사장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목표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한국GM은 현재 창원과 부평 공장에서 신차 CUV(크로스유틸리티 차량) 양산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르면 올해 말부터 양산에 돌입해 내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렘펠 사장도 새로 내놓을 신차를 바탕으로 생산 규모를 더욱 키울 것으로 바라봤다.
한국GM은 2021년 내수와 수출을 합쳐 23만 대가량을 판매했는데 렘펠 사장은 이 판매량의 2배가 넘는 규모까지 생산 확대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렘펠 사장은 "한국GM을 경영정상화로 이끄는 것은 나의 임무이자 사명"이라며 "내년 CUV 출시를 통해 50만 대 규모의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앞으로 매우 긍정적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