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유통업계에서는 함영준 회장이 최근 오뚜기라면지주를 활용한 상속세 납부를 마치면서 오뚜기라면지주의 합병 작업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바라본다.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지주의 지분 37.7% 들고 있고 오뚜기라면지주는 오뚜기라면을 100% 지배하고 있다.
앞서 함 회장은 5월 오뚜기라면지주에 자신이 보유한 오뚜기 지분을 매각한 자금을 활용해 그동안 분납해온 1500억 원의 상속세 납부를 완료했다.
그동안 함 회장은 오뚜기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도 공을 들여왔다.
오뚜기는 2017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지배구조 평가에서 최하위 'D등급'을 받은 뒤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이어왔다.
2018년 식품가공업부문인 상미식품과 이형지·연포장지·플라스틱 용기를 만드는 풍림피앤피지주를 합병했다.
또 2020년에는 참기름·후추사업을 맡은 오뚜기제유지주와 수산물 가공·판매업부문인 오뚜기에스에프지주도 합병했다. 남은 계열사는 오뚜기라면과 조흥 등이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오뚜기가 오뚜기라면부문의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마친 뒤 라면사업을 키우기 위한 전략 실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바라본다. 라면사업이 오뚜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오뚜기라면은 2021년 기준 오뚜기의 별도기준 전체 매출 2조4146억 원 가운데 32.33%(약 7806억 원)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 뒤를 유지류(4190억 원, 17.35%)와 소스류(3267억 원, 13.53%) 사업부문이 따르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사업 가운데 해외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오뚜기 라면사업의 매출구조는 국내 99.07%, 해외 0.03%로 이뤄져 해외사업 비중이 미약하다. 다만 그만큼 성장성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오뚜기는 오뚜기라면의 해외 매출을 늘리기 위한 방향을 신제품을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로 잡았다.
오뚜기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통해 해외 시장점유율을 늘리려 한다”며 “라면이 오뚜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해외 점유율을 늘리는 것에 관한 관심도 크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라면에 레토르트 기술을 더한 가정간편식(HMR)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오뚜기가 발간한 ‘2021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그동안 닭과 육수를 라면에 더한 ‘라면비책 닭개장면’에 귀리 면을 더했고 고기짬뽕 제품인 ‘게이머즈 컵 힐러’에 결명자 분말, 칼슘, 강황 성분을 추가하는 등 라면 가정간편식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곡물가의 지속 상승이 오뚜기의 라면 제품 시장점유율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완화된 흐름에도 불구하고 원가 상승이 오뚜기의 영업실적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시장점유율의 공격적 확대 전략을 이어가기는 어려운 환경이다”며 “다만 오뚜기의 기존 사업 이익이 가정간편식, 냉동식품 등 성장 제품군의 기반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