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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왼쪽)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겸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
삼성전자가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에도 대표겸임체제를 도입해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부진탈출을 추진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DS부문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LCD패널 중심의 사업체질을 새 성장동력인 올레드 중심으로 바꿔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실적부진이 이어지자 전동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사장이 대표를 겸임하며 경쟁력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메디슨을 합병할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나온다.
◆ 삼성메디슨과 의료기기사업부 시너지 강화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메디슨은 올해 1분기에 적자폭이 더욱 확대돼 실적개선을 위한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통합경영이 아직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메디슨은 1분기에 영업손실 75억 원을 내며 5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보고 있다. 적자규모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0억 원 정도 늘어나며 실적부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주력제품인 초음파진단기 등 영상진단기기에서 GE와 필립스, 지멘스 등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갖춘 상위업체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사업확대에 고전하고 있다.
세계 영상진단기기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의 점유율은 1분기에 4%에 그치며 2014년 5.8%, 지난 1분기 5.6%와 비교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의료기기시장은 다른 산업보다 진입장벽이 두터운 첨단산업인 만큼 일찍 시장을 선점한 선진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특정업체가 한번 확보한 시장은 잘 변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2011년 인수하면서 의료기기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하지만 후발주자로 뚜렷한 차별화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부진이 장기화되며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매각할 것이라는 말도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전동수 대표는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의 협력으로 사업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삼성메디슨은 최근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협력해 개발한 체외진단기와 초음파진단기 신제품을 내놓는 등 연구개발 성과를 공개하며 해외공략을 확대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메디슨은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같은 수장을 두고 브랜드를 일원화한 제품을 공동개발하는 등 사실상 통합적으로 경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가 삼성메디슨을 흡수합병해 의료기기사업부와 통합할 것이라는 관측도 계속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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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이 협업해 선보인 의료기기 신제품. |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합병 가능성은 삼성그룹이 최근 부진한 사업부문을 매각하거나 축소하는 조직 효율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는 흐름과 일치한다.
삼성전자는 의료기기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연말인사에서 삼성그룹의 '해결사'로 꼽히는 전동수 사장을 의료기기사업부 사장 겸 삼성메디슨 대표에 앉혔다.
일각에서 전 사장이 2013년 삼성SDS에 취임한 직후 삼성SNS의 흡수합병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만큼 삼성그룹이 의료기기사업의 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인사이동을 한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의료기기사업부와 삼성메디슨의 합병설이 불거지자 "중장기적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지만 그 뒤 "계획이 없다"며 철회한 적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사업은 진입장벽이 높아 장기적 전략이 필요한 만큼 삼성메디슨의 실적부진이 이어진다면 쉽지 않을 것"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권오현 체제로 디스플레이 체질개선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최근 박동건 사장이 대표에서 물러나고 삼성전자의 부품사업을 총괄하는 권오현 DS부문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르며 처음으로 대표겸임체제를 갖췄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권 부회장의 공동대표 임명은 전장부품 등 향후 시너지가 필요한 사업에서 역량강화를 위해 부품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춰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실적발표에서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를 주요 사업부문 가운데 하나로 간주하고 있음을 밝혔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르면 내년부터 애플의 아이폰에 중소형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것이 유력해 현금창출 역할을 해내며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삼성전자의 실적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레드패널 증설에 10조 원 정도를 투자해 생산량을 대폭 확대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금액의 투자가 집행되면 위험성도 커지는 만큼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사업을 관리할 필요성도 높아진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2012년 LCD사업부를 분사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통합하며 설립됐다. 하지만 중화권 업체들의 성장으로 경쟁이 심해지면서 LCD사업의 전망이 밝지 않아 독자적 외형성장을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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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서블 올레드패널. |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공급처 확대와 자동차 등으로 매출처 다변화를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반도체 등 부품사업과 시너지를 꾀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사업을 축소하고 올레드패널사업의 비중을 늘리는 강도높은 체질개선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권 부회장의 역할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일각에서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를 흡수합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84.8%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삼성SDI가 보유한 나머지 지분 15.2%를 사들이면 100% 자회사로 편입할 수 있다.
한 시장조사기관의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1분기 적자를 내는 등 실적부진을 겪고 있어 삼성전자의 합병이 미뤄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늦어도 올해 안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합병이 발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합병은 전혀 검토되고 있지 않다”며 “권 부회장의 대표겸임은 부품사업의 통합운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라고 일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