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가 공개한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건설 현황.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약 1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건설 현황을 공개하며 투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TSMC보다 늦게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공장 신규 투자를 결정한 삼성전자가 양산 목표를 비슷한 시기로 정하며 추격에 나서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8일 전자전문매체 WCCF테크에 따르면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반도체공장 가동을 앞으로 2년 안에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TSMC는 공식 링크드인 페이지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반도체공장 투자 진행상황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하며 현재 건설중인 공장의 사진도 여러 장 공개했다.
현재 TSMC의 신규 공장 건물은 골조 등 외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단계에 있고 반도체 생산장비 반입과 주변 도로 정비 등 인프라 공사 작업을 앞두고 있다.
TSMC는 “반도체공장 가동을 계획대로 2024년부터 시작하겠다”며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미국 고객사들에게 가장 앞선 반도체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공장 모습을 TSMC에서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최근 여러 언론과 투자기관에서 TSMC의 미국공장 투자 계획을 두고 회의적 시선을 내놓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니케이아시아 등 외국언론 보도에 따르면 TSMC가 미국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할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 공장 투자 계획과 가동 시기를 예정보다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TSMC는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를 두고 파운드리 최대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속도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이런 관측이 나오는 데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TSMC보다 반 년 이상 늦은 2021년 11월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를 신규 반도체공장 부지로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시설 투자를 시작하는 단계에 들어섰다.
▲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그러나 삼성전자가 제시한 테일러 공장의 예상 가동 시점은 2024년 하반기로 TSMC가 공장 가동을 목표로 한 시기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이미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점 때문에 TSMC보다 공장 운영 시기를 앞당기는 데 유리한 위치에 놓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SMC와 삼성전자는 모두 미국 새 파운드리공장에 첨단 반도체 생산공정을 도입해 고객사 물량 수주경쟁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두 경쟁사 가운데 먼저 반도체 양산을 시작하고 양산체계 및 수율을 안정화하는 데 성과를 내는 기업이 자연히 미국 대형 고객사들의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는 데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TSMC가 적극적으로 미국 반도체공장 투자의 진척 상황을 공개하면서 오히려 삼성전자와 경쟁에서 위기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파운드리 신규 경쟁사인 인텔도 TSMC 미국 애리조나 신공장과 멀지 않은 위치에 새 파운드리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공장 가동 시기는 마찬가지로 2024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미국에서 반도체 위탁생산 주문을 수주하려는 파운드리업체들 사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6월 중에 테일러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무리하고 착공을 시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만큼 본격적으로 경쟁 판도에 뛰어들게 된다.
최근 삼성전자는 미국 오스틴 반도체법인 소식지를 통해 반도체공장 건설을 위한 사전 준비가 대부분 마무리된 상태라며 진행 상황을 밝혔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