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24가 '검은사막', '머스트잇'과 함께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연 팝업스토어 '24BLACK' 외부.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명품 같은 프리미엄 편의점. MZ세대의 눈과 감성 모두 잡는다.'
전통 공예품 가게와 한옥식 한식당이 늘어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이색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3일 오전 10시경 이마트24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검은사막',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과 손잡고 선보인 팝업스토어 '24BLACK'에는 가족 단위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들과 함께 팝업스토어를 찾은 40대 초반의 한 여성 고객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과 협업한 편의점이 있다고 해서 멀리서 찾아왔다”며 “직접 와보니 편의점에서 명품을 볼 수 있고 이색적인 느낌이 들고 신기하다”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검정색을 메인으로 꾸며진 24BLACK 내부는 전시회 콘셉트의 프리미엄 이미지에 명품과 함께 편의점 제품들이 공존하는 부조화(언밸런스)에서 주는 위트가 신선했다.
김승현 이마트24 브랜드마케팅팀 파트너 주임은 “매장 자체를 프리미엄 콘셉트로 꾸며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했다”며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체험공간과 고급 화보 같은 분위기로 전시회 이미지를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 24BLACK 1층 안에 마련된 포토 부스. <비즈니스포스트> |
24BLACK 1층은 편의점 공간과 함께 포토 부스가 자리했다. 포토 부스에서는 고객들이 4컷과 6컷 사진을 선택해 촬영하면 컬러 사진으로 프린트해준다.
24BLACK을 찾은 여성 고객들은 편의점 내부에 포토 부스가 있는 것을 신기해하며 직접 체험을 하기도 했다.
2층은 명품 브랜드와 게임 '검은사막'의 굿즈 전시공간으로 꾸며졌다.
편의점 상품들과 함께 취식존도 있었지만 전시회 콘셉트로 꾸며진 탓인지 조용히 전시품을 관람하고 공간을 둘러보는 고객들이 많았다.
명품존에서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머스트잇이 고른 가방, 모자, 신발 등과 함께 삼각김밥, 햄버거 모형이 전시되고 있었다.
▲ 24BALCK 2층 전시실에 마련된 명품존. <비즈니스포스트> |
김 주임은 “누구나 다 알만한 명품들이 전시돼 있어 프리미엄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그와 반대되는 편의점 제품과 함께 있는 언밸런스(부조화)함을 전시공간에 함께 담았다”고 설명했다.
콜라보 상품 전시관도 언밸런스함을 추구했다.
이국적 모델들의 흑백 사진, 검정색 대리석 느낌의 전시대를 둬 고급스럽다는 느낌을 주지만 그 위에 올려진 상품들은 햄버거, 김밥, 닭강정 등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제품들이었다.
▲ 24BALCK 2층에 마련된 콜라보 상품 전시관. <비즈니스포스트> |
임수빈 이마트24 홍보팀 파트너는 “코로나19 엔데믹이 다가와 유동 인구가 늘어난 삼청동 매장이 팝업스토어를 열기 가장 좋은 공간이라고 판단했다”며 “일반 편의점과 달리 재미와 함께 특별한 상품이 있다는 점을 차별점으로 둬 MZ세대들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려 한다”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이처럼 다양한 협업으로 MZ세대에 다가서고 있지만 아직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조사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4월15일부터 18일까지 편의점 이용과 관련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마트24는 MZ세대(1981년부터 2010년 사이에 출생)의 이용률이 3~4%대에 머물러 있다.
이용률 1위를 기록한 GS25가 40~55%, 2위 CU가 35~40%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저조한 수치다.
소비자들이 편의점을 선택하는 이유에서도 이마트24는 다른 편의점들과 차별화를 보여주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소비자들은 이마트24를 이용하는 이유로 ‘매장이 가깝다’는 대답을 가장 많이 했다. 반면 GS25와 CU는 '매장이 가깝다'와 함께 '다양한 프로모션 행사', '다양한 상품 종류' 등을 꼽았다.
이마트24는 2021년 기준 전국에 약 580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편의점 수 1, 2위를 다투는 GS25와 CU가 약 1만5천개 매장을 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마트24는 이런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앞으로 MZ세대 고객들이 직접 찾아와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 파트너는 “MZ세대를 잡기 위한 이색 협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며 “이번에는 검은사막 게임과 함께 했지만 이전에도 코오롱 스포츠와 BHC치킨 등과 협업을 진행한 적이 있는 만큼 업계의 제한 없이 다양하게 차별화된 이미지를 MZ세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 24BLACK 2층에 있는 검은사막 굿즈 전시존. <비즈니스포스트> |
다만 GS25, CU 등 다른 편의점들도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이마트24의 전략이 통할지 더욱 주목된다.
GS25는 5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팝업스토어 ‘갓생기획실’을 열었고 박재범의 원소주와도 협업해 '원소주스피릿' 등의 상품을 출시하는 등 MZ세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4월 멀티 채널 네트워크 서비스 회사 샌드박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크리에이터 콘텐츠 연계 상품과 온라인 채널 등을 선보이기로 하는 등 MZ세대를 위한 콘텐츠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