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강원 다박골 재개발 조합은 5월31일 입찰을 마감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강원 원주시 다박골길 29 일원 8만4868㎡ 규모 부지에 공동주택 1527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앞서 20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현대엔지니어링을 포함해 대우건설, 한화건설, 두산건설, 금호산업, 중흥토건 등 12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대전 도마변동 재정비촉진구역 정도를 제외하고 10곳이 넘는 건설사가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 만큼 단독입찰이 아닌 경쟁입찰이 이뤄질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이같은 입찰 '열기'는 강원도 부동산의 가치가 오를 것이란 전망과도 맞물린 것으로 해석된다.
KB부동산 월간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강원도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926만 원으로 전년(684만 원)보다 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충북(4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오른 셈이다. 반면 서울은 19% 상승했다.
정부에서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조기 완공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강원내륙 고속도로 구축 등 교통 호재가 있어 강원 원주에 공급되는 아파트 단지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가 다박골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3조 원을 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 3월 경기 오류동 현대연립 재건축(공사비 1469억 원)사업을 따낸 뒤 수주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참여한 서울 대치2단지 리모델링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도 19일 내려놨다. 조합에서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이 높아지자 리모델링보다는 재건축사업을 추진하자는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 반지1구역 재건축(공사비 1400억 원)사업도 포스코건설에 내줬다. 신규수주 달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홍 대표는 이에 적극적으로 현장설명회에 참여해 사업지를 발굴하고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 확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다박골 재개발사업뿐 아니라 지난 2일 열린 대구 칠성새동네 재개발(457세대)사업 현장설명회에 참여하는 등 사업기회를 얻기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사업으로 꼽히는 창원 성월토월그랜드타운 리모델링사업(7189세대, 예상 공사비 2조 원)에도 컨소시엄 구성원으로 참여했다. 이 사업은 포스코건설이 주간사를 맡았고 GS건설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침여한다.
지난 10일 컨소시엄이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됐고 조합은 수의방식으로 전환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홍 대표는 대전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사업(3296세대, 예상 공사비 8천억 원)을 두고 롯데건설과 손잡았다. DL건설과 수주경쟁을 펼치게 됐지만 도시정비업계는 주택 브랜드 선호도와 시공능력평가에서 우위에 있는 컨소시엄의 수주를 점치고 있다.
도시정비를 추진하는 조합은 건설사들의 경쟁을 만들어 더 좋은 사업조건으로 계약하기 위해 컨소시엄에 부정적 태도를 보인다. 컨소시엄 불가 조항도 넣을 수 있지만 도마·변동 4구역 재개발조합은 2개사 이하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했다.
최근 컨소시엄에 부정적이었던 조합들의 변화도 감지된다. 대형건설사의 안정적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고 최근 분양시장에서 컨소시엄이 시공한 아파트 청약 성적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홍 대표는 서울 이촌동 최대어 한가람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주도 기다리고 있다. 조합은 기존 2036세대를 2341세대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하기로 했고 앞서 3월18일 열린 두 번째 입찰에서도 단독으로 입찰해 유찰됐다.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따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장의 현장설명회 참여는 해당사업지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지만 반드시 입찰 참여로 이어는 것은 아니다”며 “수도권 비수도권을 가리지 않고 사업성이 높은 사업지를 발굴하고 올해 도시정비 신규수주 목표 3조 원을 달성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