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가 미국의 6월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적인 악재의 영향으로 한동안 조정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3일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확대와 6월 말로 예정된 영국의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국내 증시도 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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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23일 직전 거래일보다 7.58포인트(0.38%) 오른 1955.25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일하고 있다. <뉴시스> |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는 22일 파이낸셜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4월 회의록에서 제시한 6월의 기준금리 인상조건이 대부분 충족되기 직전인 상태”라고 말했다.
17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대다수의 위원들은 6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는 ‘타당한 조건’으로 향후 경제지표와 2분기 경기회복 추세의 일치, 고용시장의 개선, 목표치인 2%에 근접하는 물가상승률을 들었다.
미국의 4월 말~5월 초 경제지표는 전반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은 3년 만에 가장 컸으며 19일에 발표된 미국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도 2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영국은 6월23일 유로존 탈퇴(브렉시트) 지방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도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불러올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영국계 투자자는 한국 증시에 4월에만 1조8천억 원을 투자했는데 유로존 탈퇴가 확정되면 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영국이 유로존에 잔류할 것으로 예측한 여론조사들은 표본수가 작아 신뢰도가 낮고 유로존 탈퇴를 찬성하는 영국 독립당도 선전하고 있다”며 “국내 증시도 유로존 탈퇴 투표가 예정된 6월 말까지 하락변동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가 조정에 들어가겠지만 실제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찮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은 6월보다 7월이나 9월에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이며 영국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20% 미만”이라며 “코스피 지수가 올해 초의 저점 대비해 상승폭의 40%를 이미 반납한 점을 감안하면 추가 조정폭은 1~2%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장전략팀장도 “미국의 6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은 현재 증시에 상당부분 먼저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수준에서 증시의 저점을 확인하고 향후 기술적인 반등을 시도할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헬스케어와 IT소프트웨어 등 성장주는 국내 증시의 조정국면에서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얼마나 조정되든 외국인투자자의 투자위축이 불가피한 만큼 국제 유가 등에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성장주가 상대적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관련 주식도 4월에 급등한 뒤 가격조정이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에서 현재 비중을 확대할 만한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국내 증시가 향후 반등할 가능성에 대비해 대형 가치주 등을 미리 사는 것이 유리하다는 전망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 전까지 관망세가 짙겠지만 이번 조정은 파는 조정이 아닌 사는 조정”이라며 “시가총액 상위의 대형 가치주가 조정되는 것도 매수 기회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지수는 23일 직전 거래일보다 7.58포인트(0.38%) 오른 1955.2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6.08포인트(0.89%) 상승한 691.00으로 거래를 끝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