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
[비즈니스포스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경기 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성공하는 ‘소프트랜딩’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통화 및 금리정책이 이른 시일에 경제성장률 둔화와 미국 증시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은 현지시각으로 12일 증권전문지 마켓플레이스와 인터뷰에서 “연준의 정책 변화를 통해 수요 측면의 변수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공급 변수를 조절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이어진 인플레이션 심화가 주로 우크라이나 전쟁과 물류난 등 공급 측면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연준의 대응이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파월 의장은 “문제는 연준이 소프트랜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라며 “그러나 이는 결국 지정학적 리스크 등 우리가 손을 쓸 수 없는 변수들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4일 열린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소프트랜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며 미국에서 경기 침체 발생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자신을 보였다.
그러나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4월 들어 인플레이션이 크게 안정화되지 않았다는 수치가 최근 발표되자 돌연 태도를 바꾼 것으로 분석된다.
파월 의장은 세계 주요 국가들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며 인플레이션 완화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연준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활용해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큰 고통이 수반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연준이 당초 목표로 했던 소프트랜딩을 이끌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만큼 경기 침체 현실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기 침체는 미국 경제성장률이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미국 증시에도 자연히 큰 충격으로 이어져 주가 하락을 이끌 공산이 크다.
파월 의장은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깨져버린 만큼 연준이 경기 침체 없는 인플레이션 안정화를 이끌기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너무 늦게 대응했기 때문에 초반에 실패를 겪은 것이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의 코로나19 대응 봉쇄조치 등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변수를 예측할 수 있었다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더 일찍부터 추진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이제 거시경제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해 대응하고 있다며 앞으로 할 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해 인플레이션 안정화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연준이 앞으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한꺼번에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파월 의장은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지는 않지만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빠진다면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지금 최우선으로 두고 있는 목표를 다섯 단어로 표현한다면 “인플레이션을 조절 가능한 수준으로 되돌리자”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