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오는 6월1일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다.
안 위원장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해 다시 원내에 들어가게 되면 국민의힘 차기 당권 도전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궐선거로 정치인생을 시작한 안 위원장이 다시 한번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에 참석 후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와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6일 안 위원장은 경기도 수원 영통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서 열린 경기지역 정책과제 국민보고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분당갑뿐 아니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의 선거 승리를 위해 제 몸을 던질 생각이다”며 사실상 분당갑 출마의사를 밝혔다.
그는 “수도권 승리를 위해 분당갑에 출마해달라는 당 안팎의 요청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당선시켜 경기도가 발전하고 정부와 협조가 잘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위원장의 분당갑 출마선언이 당권 도전의 신호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안 위원장은 제20대 대통령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단일화를 선언하며 힘을 보탰고 이후 합당을 진행했다. 그러나 공동정부 구성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
안철수 패싱’ 논란이 불거지는 등 토사구팽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안 위원장이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자신은 물론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에 크게 기여한다면 차기 당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런 점에서 안 위원장은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이 수도권에서 '안풍'을 만들어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대승을 거둔다면 당내에서 안 위원장을 얼굴로 내세워 차기 총선을 치르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
반대로 수도권 승리 위해 몸을 던졌음에도 국민의힘 선거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안 위원장이 원내에 진입하더라도 당내 입지를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낙선이라도 하는 날에는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준석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2023년 열린다. 차기 당대표가 2024년 총선을 지휘하기 때문에 당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안 위원장은 9년 전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으로 정치인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는 2013년 4월24일 열린 상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노원병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60.46%라는 높은 지지율로 초선의원이 됐다.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한 뒤 그해 열린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52.33%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안 위원장은 이 기세를 몰아 2017년 제19대 대통령선거에 도전했다.
자신이 창당한 국민의당 소속으로 대선을 완주했으며 21.41%의 득표율로 3위를 기록했다. 4월 중순 그의 지지율이 37%까지 치솟으며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바짝 쫓기도 했다.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 합당하며 중도보수 정당인 바른미래당이 됐다. 안 위원장은 2018년 열린 서울시장 선거에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출마했으나 19.55% 득표로 3위에 그쳤다.
안 위원장은 이번 분당갑 보궐선거에서는 여당이 된 국민의힘 소속으로 뛴다.
안 위원장이 여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후보단일화 등으로 완주하지 못한 선거가 많았으나 이번 보궐선거는 완주 가능성과 당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안 위원장을 향한 당내 견제도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안 위원장의 보궐선거 출마를 두고 ‘꽃가마(전략공천)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기현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안 위원장을 두고 험지에 가서 이겨줬으면 하는 의견을 드러낸 바 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