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대표는 4일 카카오의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의 오픈채팅을 '관심사 기반 서비스'로 재정의했다.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이 관심사 기반 서비스에서 성과를 거두게 되면 이미지와 영상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또 다른 한계인 텍스트 기반이라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다"며 "이를 계기로 카카오톡은 한국의 지인 서비스에서 글로벌한 관심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픈채팅은 여러 사람이 소통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참여하지 않더라도 남겨진 메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는 "한글 기반의 스마트폰 인구는 5천만 명으로 전 세계 스마트폰 인구 50억 명의 1%에 불과하다"며 "카카오는 1%에서 99%로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관심사 중심의 오픈채팅은 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 가운데 하나인 셈이다.
남궁 대표의 이같은 목표는 카카오의 방향성이자 자신의 과제인 '비욘드 모바일'과 맞닿아 있다.
그는 오픈채팅을 메타버스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다.
남궁 대표는 "서로 소통하고 거래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메타버스의 주요 맥락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오픈채팅이 확장된 공간으로 발전하게 되면 이용자들의 새로운 문화적,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바라봤다.
앞서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올해 3월 이사회 의장을 물러나면서 본인은 '비욘드 코리아', 남궁훈 대표는 '비욘드 모바일'을 맡는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당시 김 센터장은 "앞으로 엔케이(남궁훈 대표)가 '비욘드 모바일'을 위해 메타버스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작업을 주도한다"고 직접적으로 그의 역할을 언급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남궁 대표는 '비욘드 모바일'을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심사 중심의 오픈채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남궁 대표는 내정자 시절인 올해 2월 말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오픈채팅방 관련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궁 대표는 당시 "오픈채팅을 기획, 재정의 해서 오픈하겠다"며 "관심 기반의 오픈채팅이 글로벌시장으로 진출하는 길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 오픈채팅에서 ‘고독한 00방’이 유행한 적 있다"며 "텍스트를 안쓰고 오로지 이미지만 올릴 수 있는 방이었는데 자연스럽게 유저 사이에서 일어난 ‘형태소에 대한 다른 접근’이었다"고 오픈채팅방 서비스 방식에 접근한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남궁 대표는 이날 현재 실시간 소통 중심의 서비스인 카카오톡을 가벼운 교감 위주의 서비스로 바꾸는 작업도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카카오톡 프로필에서 이미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며 "내 프로필에서 나만의 캐릭터 펫을 키운다든가 상태 메시지를 올려놓으면 친구들이 이모티콘으로 답을 할 수도 있고 선물을 건네는 방식으로 개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는 카카오톡의 시장 점유율이 지배적이지만 뷰, 커머스 등 연계 서비스의 트래픽이 저조한 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카카오톡을 지인과 실시간 소통 이외에 관심사를 공유하는 방식의 서비스로 개편해 이용자들의 앱 이용 시간 및 빈도를 늘려 연계 서비스의 이용까지 확대하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남궁 대표는 "지인들을 연결한 덕분에 현재 한국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5천만 명의 국민들을 모두 연결할 수 있었지만 더 큰 확장을 위해선 다른 방식으로의 확장 즉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의 개선작업은 'O(알파벳 오) TF(태스크포스)'에서 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올해 2월 남궁 대표는 이미지, 사운드 등 멀티미디어 등을 활용한 관심 기반의 오픈채팅 서비스를 구상하기 위한 목적으로 'O(알파벳 오) TF(태스크포스)'를, 롤플레잉 채팅 개발을 위해 'V2 TF(태스크포스)'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