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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삼립 재출시 포켓몬빵 대성공, 유통업계에 복고 마케팅 '화두' 던져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5-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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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피카츄 라이츄 파이리 꼬부기♬♬’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어린이들 사이에서 유행해던 '포켓몬빵' 열풍이 2022년 SPC삼립의 ‘포켓몬빵’ 재출시로 다시 불고 있다.
SPC삼립 재출시 포켓몬빵 대성공, 유통업계에 복고 마케팅 '화두' 던져
▲ SPC삼립이 16년만에 국내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에 동봉된 띠부띠부씰. < SPC삼립 >
포켓몬빵 재출시의 성공신화는 '히트상품 등장'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사회현상으로 번져가며 유통업계에 '복고 마케팅' 화두를 던지고 있다.

1999년 첫 출시 당시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태생) 사이에서 가장 핫한 간식거리로 떠올랐던 포켓몬빵이 올해 2월 재출시된 뒤 전국적 품귀현상을 빚는 등 흥행신화를 써나가고 있다.

SPC삼립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출시 43일만에 판매량 1천만 개를 돌파했다.

복고 마케팅이란 소비자를 회상에 빠져들게 만드는 과거의 아이템, 분위기, 콘텐츠를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레트로 마케팅’이라고도 불린다.. 사람들의 보편적 정서인 추억에 호소하기에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쉽게 자극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최근 포켓몬빵 열기의 배경에 복고 마케팅이 있다고 볼 수 있는 이유는 인기의 핵심이 ‘띠부띠부씰’이기 때문이다.

띠부띠부씰은 포켓몬빵에 동봉된 스티커로 '띠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라는 의미로 띠부띠부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99년 출시 당시 인기리에 방영된 만화영화 포켓몬스터의 151종 캐릭터 스티커를 모을 수 있다는 점 덕분에 당시 어린이들은 빵을 먹는 즐거움보다 스티커를 모으는 재미로 포켓몬빵에 열광했다.

당시 포켓몬빵을 사먹는 것이 아니라 띠부띠부씰을 샀는데 빵이 사은품으로 지급됐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띠부띠부씰을 향한 어린이들의 열정은 엄청났다. 띠부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온전한 빵을 버리는 것이 이슈가 돼 뉴스에 보도가 될 정도였다.

이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띠부띠부실 컬렉션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희열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띠부띠부씰을 모은 것은 포켓몬스터에 등장하는 트레이너처럼 포켓몬을 소유했다는 상징처럼 여겨져 또래집단의 부러움을 샀기 때문이다.

사회현상처럼 번졌던 포켓몬빵은 시간이 흘러 인기가 시들해지고 주소비계층이었던 어린이들도 입시, 취업, 직장생활 등에 치이는 어른이 됐다. SPC삼립은 이들의 향수를 노려 포켓몬빵 띠부띠부씰을 재출시했다.

2022년 포켓몬빵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띠부띠부씰을 모아 주변 친구에게 자랑하던 어린 시절을 잠시나마 회상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지친 심신을 띠부띠부씰로 위로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번 포켓몬빵의 재출시에서는 주요 소비계층이 경제력을 가지게 되면서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띠부띠부씰 열풍이 불고 있다.
SPC삼립 재출시 포켓몬빵 대성공, 유통업계에 복고 마케팅 '화두' 던져
▲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에서는 수집한 띠부띠부씰을 판매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1999년 출시된 포켓몬빵이 어린이 사이에서만 열풍이 불었다면 현재는 성인인 MZ세대까지 합류한 것이다.   

MZ세대는 띠부띠부씰을 수집하기 위해 포켓몬빵을 대거 구매하고 이를 인증하는 글들을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또한 포켓몬빵을 대량 구매한 뒤 띠부띠부씰을 확인하는 이른바 '띠부띠부깡' 콘텐츠가 인터넷방송계에서 유행시켰다.

이는 전국에서 포켓몬빵의 품절사태로 이어졌다.

심지어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 플랫폼에서는 개인 사이에 웃돈을 얹어 포켓몬빵이나 띠부띠부씰을 거래하는 일까지 벌이지고 있다. 경제력을 가진 MZ세대가 띠부띠부씰 열풍에 적극 호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MZ세대는 수집한 띠부띠부씰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자랑하는데 삽시간에 전국에 퍼지면서 포켓몬빵의 소비 열풍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SPC삼립의 포켓몬빵 재출시가 '복고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적 사례로 남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유통기업들은 최근 주요 소비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등의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다.

포켓몬빵 재출시의 흥행은 유행처럼 번지는 최신 기술이나 새로운 트렌드도 중요하지만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같은 복고 마케팅의 성공은 SPC삼립의 올해 1분기 실적 기대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증권업계에서는 SPC삼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포켓몬빵 재출시의 성공으로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PC삼립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164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9.8%, 25.5% 늘어난 수치다.

SPC삼립의 매출 추정을 살펴보면 포켓몬빵은 월 매출 70억 원을 내며 SPC삼립 빵 매출의 약 12%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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