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회사의 주가가 다시 뜨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1인가구가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도시락 등 편의점의 자체브랜드(PB) 상품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권가 일각에서 편의점회사의 주식이 유통대장주가 될 날도 머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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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
17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주가는 전날보다 2500원(1.15%) 오른 21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BGF리테일 주가는 3월 말에 비해 약 35% 올랐다.
BGF리테일은 10일 시가총액에서 이마트를 처음으로 앞섰는데 17일 종가기준으로 5조4379억원으로 이마트(5조2546억원)와 격차를 1800억원대로 더 벌렸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BGF리테일의 시가총액은 이마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BGF리테일의 주가가 13만 원대에서 1년새 21만9천 원대로 오르는 동안 이마트는 오히려 25%가량 빠지면서 시가총액이 역전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의 시가총액도 17일 종가 기준 4조4429억 원으로 백화점업계 2위인 현대백화점(3조2178억원)과 신세계(2조675억원)를 넉넉하게 앞섰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는 각각 49위와 57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런 호조가 지속된다면 편의점회사의 주가가 최근 롯데쇼핑 시가총액(7조305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편의점회사들의 주가가 잘나가는 것은 최근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소량구매가 가능하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 이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인구구조와 유사한 일본의 경우 편의점시장이 현재 10조 엔 규모에 이르는데 이는 백화점시장 규모의 2배에 해당한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저가 제품을 주로 파는 편의점이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4천 원 정도의 비용으로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이 최근들어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 인기를 누리고 있다.
CU의 자체브랜드(PB) ‘백종원도시락’은 소주와 바나나맛 우유를 제치고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다. GS25의 ‘김혜자도시락’도 올해 1~4월 1500만개 이상 팔려나간 것으로 전해진다.
BGF리테일은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 277억 원을 올렸는데 이는 당초 예상치(210억원)를 웃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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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연수 GS리테일 대표. |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점포 확대와 기존점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아 실적이 생각보다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편의점시장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지혜 메리츠종금 연구원은 “일본 유통시장에서 편의점 비중은 7.3%에 이르고 있지만 한국 유통시장에서 편의점 비중은 4.5%에 불과하다”며 “한국 편의점은 일본과 비교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양 연구원은 “편의점업체들이 수익성 높은 독자상품과 서비스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앞으로 질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BGF리테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9.32배로 업계 평균(18.79배)보다 56%가량 높다. BGF리테일과 GS리테일 주가는 올해 2~3월 고평가 부담감에 큰 폭의 하락세를 겪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