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오른쪽)과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2021년 3월30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빌딩에서 열린 디지털 투자 펀드 약정식에 참석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
[비즈니스포스트]
정운진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털 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에서 역할을 확대하며 그룹 내 입지를 다져나갈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계열사들이 참여한 스타트업 발굴 펀드의 운영을 통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디지털 생태계 조성이라는 전략에 성과를 내고 있어 후속 펀드로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전략적 투자 펀드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1호’의 후속 펀드를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펀드는 투자를 시작한지 이제 막 1년이 지났는데 스타트업 발굴, 계열사와 협업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3천억 원으로 조성된 투자금의 상당 부분이 소진된 것으로 파악된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 펀드를 처음 조성하고 지금까지 1년 남짓한 기간에 16곳 기업에 모두 2165억 원을 투자했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성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도 투자 유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전략적 투자 펀드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후속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펀드는 디지털 분야에서 유망한 벤처기업 및 신생기업에 투자할 목적으로 신한금융그룹이 지난해 3월 조성한 펀드다.
펀드 규모는 3천억 원에 이른다.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했다.
정 사장은 투자금융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펀드 운용을 착실하게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계열사 사이 조정을 원활하게 진행하며 시너지를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진다.
신한캐피탈은 직접 투자처를 발굴하기도 하지만 펀드 운용에서 모든 결정을 홀로 내리는 것은 아니다.
신한캐피탈은 투자대상 기업이 신한금융 계열사와 꾸준한 협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애초 펀드가 꾸려지게 된 배경도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디지털 투자가 충분한 조정으로 중복 등을 피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져 투자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데 있다.
최근 신한카드가 온라인 자동차 플랫폼인 ‘겟차’와 ‘자동차 구매 관련 온라인 딜러십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을 때 이 펀드를 통해 35억 원 투자를 진행한 것도 이런 맥락에 놓여 있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 투자를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어 앞으로 역할과 책임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병 회장이 디지털 생태계 구축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후속 펀드가 나오고 디지털 투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정 사장이 계속 펀드 운용을 맡아 지금까지 구축한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서 시너지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조 회장이 신한금융투자나 신한자산운용이 아닌 신한캐피탈에 3천억 원 규모의 펀드 운용을 맡긴 것도 정 사장의 전문성에 신뢰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정 사장은 신한금융그룹에서 투자금융분야 전문가이자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2020년까지 신한금융그룹 협업조직인 글로벌 투자금융(GIB)부문장으로 일하며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투자금융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도록 이끌었던 경험도 있다.
조 회장은 금융권에서 디지털 전환이 생존의 필수조건으로 떠오르면서 디지털 투자를 계속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도 투자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투자를 결정하면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펀드를 통해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해 3월 열린 원신한 커넥스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펀드 약정식에서 “금융의 경계를 뛰어넘는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과감하고 적극적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