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에 들어간 데 이어 니켈 등 원재료에서부터 양극재 등 주요 소재까지 생산해 동남아시아 생산거점을 단단하게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8일 LG컨소시엄을 통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기업 안탐, 인도네시아 배터리 투자회사 IBC와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논바인딩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컨소시엄에는 LG에너지솔루션 모회사인 LG화학뿐 아니라 포스코홀딩스, LX인터내셔널 등이 함께 참여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광물 채취,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셀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밸류체인 구축을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LG화학은 배터리 소재를 신사업으로 키우고 있고 포스코홀딩스는 계열사 포스코케미칼을 통해 2차전지 소재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LX인터내셔설은 광물 무역에서 협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와 관련한 구체적 투자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해외보도 등에 따르면 LG컨소시엄의 총 투자규모가 약 90억 달러(약 11조101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논바인딩 투자협약은 구속력이 없어 밸류체인 구축 단계마다 세부 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프로젝트로 경쟁력 있는 원재료의 안정적인 확보를 통해 배터리 사업 역량 및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에 상세 내용을 안내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배터리 주요 소재인 양극재 원료 니켈이 가장 많이 매장된 국가다. 채굴량도 세계 1위다. 

전 세계적 원자재 인플레이션에 따라 배터리 원료 조달에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면 사업 경쟁력과 안정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과 힘을 합쳐 인도네시아 카라왕지역의 신산업단지(KNIC)에서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설에 들어갔다.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을 목표로 33만㎡의 부지에 지어진다.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배터리 15만 대 가량에 들어갈 수 있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한다. 향후 전기차시장 확대 등 상황에 따라 생산능력을 3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리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에서 가장 큰 완성차시장으로 1년에 완성차가 100만 대 이상 팔리며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자동차시장 판매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더구나 조코 위도도 인도네이사 대통령이 전기차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는 배터리 밸류체인을 확대하기에 적합한 국가로 평가된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