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주가가 지난 1년6개월 동안 10대그룹의 상장 계열사 주가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거래소가 16일 자산총액 상위 10개 기업집단 소속의 상장법인을 조사한 결과 11일 기준으로 한진해운 주가는 1965원으로 2014년 말보다 67.4%나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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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기간을 바꾸면 한진해운의 주가 하락은 더욱 심각하다. 2013년 9월 장중 한때 1만 원을 넘었던 한진해운 주가는 4월 1700원 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지난해 4월까지만 해도 8천원 대를 유지했지만 1년 사이 4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1분기는 한진해운의 봄날이었다.
한진해운 주가는 2014년 내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부터 저유가가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유례 없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유류비 비중이 높은 한진해운이 긴 침체기를 벗어났다는 낙관적 전망이 곳곳에서 나왔다.
지난해 1분기에 한진해운의 주가 상승률은 16.1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32% 상승했다.
당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한진해운 대표이사 2년차를 맞았다. 조 회장은 2014년 4월 한진해운 대표이사에 오르면서 무급경영을 선언하는 등 한진해운 정상화를 위해 힘썼다.
조 회장의 지휘 아래 한진해운은 노선 재편과 자산 매각, 비용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 체질개선에 나섰다.
조 회장은 2014년 2분기 한진해운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연간실적에서도 흑자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정점을 찍었던 한진해운 주가는 그 뒤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글로벌시장에서 컨테이너선의 공급과잉이 이어지는 데다 높은 차입금 의존도 등 한진해운의 열악한 재무구조가 영향을 미쳤다.
한진해운이 꾸준히 영업이익을 냈지만 불안한 시선을 잠재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구조적인 공급과잉이 해소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한진해운 주가도 연일 하향곡선을 그렸다.
한진해운 주가에 결정타를 날린 건 4월 들어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부터다.
한진해운의 시가총액은 자율협약 신청 소식이 알려진 뒤 4거래일 동안 무려 3800억 원이나 증발했다. 주가도 나흘 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쪼개졌다.
이 과정에서 전 한진해운 회장이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자율협약 직전에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팔아치우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진해운 주가는 최근 새 해운동명 합류 소식이 전해진 뒤 소폭 상승했다. 16일 한진해운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0.25% 오른 1970원에 장을 마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