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욱 기자 wooklee@businesspost.co.kr2022-04-07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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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항공업계에 다시 봄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가 해외 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면서부터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슬롯(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권리) 제한과 실효성 없는 정부의 입국자 격리면제 지침이 발목이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항공업계에서는 현재 정부의 슬롯(특정 시간대에 이착륙할 권리) 제한과 입국자 격리면제 지침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항공업계에서는 방역 정책 완화에 맞춰 2년가량 이어진 슬롯 제한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국제선 운항 횟수는 주관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아닌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 월 단위로 결정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2020년 4월부터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여객기 도착 편수를 10회로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시간당 40편 이상이었다. 국제선 착륙 횟수가 코로나19 이전의 4분의 1수준으로 제한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심야시간대 국제선 항공편의 착륙도 통제되고 있다. 방역당국이 해외 입국자를 용이하게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인천국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 제한도 2년 만에 10대에서 20대로 완화하고 부정기편 운항 허가 기간도 당초 1주일 단위에서 2주일 단위로 개선하기로 했다.
최근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면제하면서 여객 수요는 되살아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가격리 면제 조치가 시행된 이후 이전 대비 미주·유럽 노선의 예약자가 100%, 동남아 노선에선 80%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와 미뤄왔던 신혼여행 수요가 함께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여객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운항이 가능한 비행기 편수가 제한되면서 이제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새로운 국제선 운항 방침을 검토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최근 대한항공을 비롯한 대형항공사(FSC)의 경우 화물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여객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저비용항공사(LCC)도 대형항공기를 도입해 국제선 노선 증편을 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슬롯 제한이 지속되면 국제선 항공권 가격이 더 비싸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의 영향도 있지만 항공편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여객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발맞춰 항공업계는 잇따라 국제선 운항을 증편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주 6회에서 주 7회로 증편한다. 대한항공은 주 3회 운항인 인천~하와이 노선, 인천~괌 노선과 시드니 노선 증편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4월부터 인천~하와이 노선과 인천~나고야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 또 인천~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은 주 3회에서 주 4회로, 인천~런던 노선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증편한다.
제주항공은 앞서 3월 말부터 부산-사이판 노선을 주 2회 일정으로 운항을 재개했다.
에어서울은 인천~사이판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일정으로 해당 노선을 운항한다. 여기에 5월14일부터는 인천~괌 노선에 다시 비행기를 띄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3월 괌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지 약 800일 만이다.
에어서울은 인천~괌 노선을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주 2회 운항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정부의 입국자 격리면제 지침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남아지역을 비롯한 휴양노선이 정상화되려면 가족 단위 수요의 회복이 필수인데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는 미성년자와 의학적 사유로 인한 미접종자는 7일간의 격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백신 접종자에 한해서만 자가격리를 면제해주고 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