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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매각 표류에 직원 이탈로 난국, 최철웅 연임 뒤 과제 만만찮아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3-31 16:3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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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매각 절차 장기화에 따른 관련사항 조율을 해나가며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도 안정 속 변화를 이끌어 나갈 적임자다.”

31일 KDB생명보험은 전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연임을 확정한 최철웅 대표이사 사장과 관련해 다시 신임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KDB생명 매각 표류에 직원 이탈로 난국,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0042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최철웅</a> 연임 뒤 과제 만만찮아
최철웅 KD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KDB생명의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사모펀드 JC파트너스와 KDB생명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은 지도 1년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KDB생명 매각은 여전히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전날 법원이 KDB생명의 주요 주주인 칸서스자산운용의 주식매매계약 이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으나 공교롭게도 같은 날 금융위원회는 JC파트너스가 인수한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계획을 승인하지 않았다.

KDB생명을 JC파트너스에게 매각하는 것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온 칸서스자산운용의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 당하면서 한쪽에서는 계약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나타났지만 반대로 다른 한쪽에서는 금융당국의 매각 승인 관련 불확실성이 커지는 일이 동시에 벌어진 셈이다.
 
JC파트너스가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JC파트너스의 KDB생명 대주주 적격성 심사 놓고 좀처럼 결론을 내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JC파트너스의 자금조달 능력에 의구심을 갖고 MG손해보험의 경영개선 상황과 연계해 KDB생명 심사를 늦추고 있다고 바라본다.

이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최철웅 사장은 KDB생명을 내년 3월까지 앞으로 1년 더 이끌게 됐다.

최 사장은 보험업계 출신 전문경영인은 아니다. 

서울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등을 지낸 국세청 출신 인사로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한국세무사회 상근 부회장, 국세청 국세행정 개혁위원회 위원, 세무법인 석성 대표세무사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상근감사위원을 맡으면서 KDB생명과 연을 맺었는데 이후 전반적 관리 역량을 높게 평가 받아 2021년 KDB생명 대표에 올랐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매각 절차를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로 선택된 셈인데 문제는 최 사장 앞에 놓은 과제가 매각 성사뿐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 사장은 많은 지표가 악화된 KDB생명을 정상화시켜 단단한 중소형 생명보험사로 바꿔내는 일도 진행해야 한다.

KDB생명은 매각 작업이 길어지면서 현재 여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KDB생명보험지부(KDB생명 노조)에 따르면 KDB생명의 월납초회보험료는 2021년 190억 원으로 2020년 232억 원과 비교해 1년 사이 42억 원(18%) 가량 줄었다. 월납초회보험료는 신규 보험계약자가 내는 1회차 보험료로 보험사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여겨진다.

KDB생명의 인력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전속 설계사 200여 명과 직원 60여 명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은 고객들의 민원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금융소비자연맹이 발표한 2021 생명보험 민원현황 분석 자료를 보면 KDB생명은 보유계약 10만 건 당 230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업계 평균인 34건보다 7배가량 많은 수준으로 생명보험사 민원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응해 자본 확충도 필요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DB생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지급여력비율(RBC) 188.8%를 보였다. 23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 261.8%보다 크게 낮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높을수록 좋다. 업계에서는 현재 비율이 200% 아래 머문다면 내년에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변경된 회계 기준이 적용됐을 때 정상적 경영활동이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최 사장은 연임과 동시에 ‘재무건전성 중심의 내실 확보’를 2022년 새로운 경영전략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수익성 중심의 상품 개발 △각 채널의 영업력 회복 추진 △보험회계기준 전환 대응 △디지털 혁신 기반 조성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것인데 이를 위한 조직개편도 4월 시행하기로 했다.

최 사장이 KDB생명의 내실을 다지는 일은 앞으로 진행될 매각 작업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내실이 단단해야 매각 절차가 장기화하더라도 매물로서 매력을 유지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연임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낸 KDB생명 조직원들의 저력을 믿는다”며 “다시 한 번 고객에게 사랑받는 KDB생명으로 거듭나기 위해 경영쇄신과 조직안정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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