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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
'리니지의 아버지'라 불리는 스타 개발자인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증시 상장을 놓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엑스엘게임즈를 설립 13년 만에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다. 기대했던 게임은 흥행성과가 신통지 않고 실적은 뒷걸음하고 있다.
◆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상장계획 흔들
11일 업계에 따르면 엑스엘게임즈가 지난해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증시 상장추진도 흔들리고 있다.
엑스엘게임즈는 지난해 매출 513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매출은 1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가 기대했던 실적에도 못 미친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엑스엘게임즈가 못 해도 15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엑스엘게임즈의 야심작으로 손꼽히는 PC온라인게임인 ‘문명 온라인’도 성과도 신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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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엑스엘게임즈의 PC온라인게임 '문명 온라인'이 기대와 달리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
이 게임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시드마이어의 ‘문명’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흥행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게임트릭스나 지랭크 등 PC온라인게임 순위차트 상위권 진입에 애를 먹고 있다.
엑스엘게임즈가 올해 안에 증시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과 기대작의 부진은 뼈아프다. 엑스엘게임즈는 삼성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증시 상장작업에 이미 들어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2월에 넷마블게임즈가 상장계획을 공식화하기 전 엑스엘게임즈는 상장을 앞둔 게임기업 가운데 기대주로 손꼽혔다”며 “최근 회사가 처한 상황만 놓고 봤을 때 시장의 기대가 한 풀 꺾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송재경, 오랜 상장의 꿈
엑스엘게임즈는 ‘리니지’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한 송재경 대표가 2003년 독립해 설립했다. 역사만 따지고 보면 올해로 설립 13년차를 맞은 셈이다.
송 대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개발 전문가답게 엑스엘게임즈에서도 ‘아키에이지’ 등을 내놓아 흥행에 성공했다. 아키에이지는 일본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탄탄한 팬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이 흥행을 이어갈 신작이 없다는 점이다. 송 대표로서는 ‘문명 온라인’의 실패가 더욱 뼈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 대표는 PC온라인게임에 치우쳐 있는 사업체질을 모바일게임으로 다각화하는 등 현재의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송 대표는 김정주 NXC대표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1세대 게임인 출신”이라며 “그가 몸 담았던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규모를 갈수록 키우고 있기 때문에 엑스엘게임즈 상장에 목이 마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도 게임기업 상장 줄 이어
엑스엘게임즈 외에도 올해 안에 증시에 상장하겠다고 예고한 게임기업이 많다.
대표적으로 넷마블게임즈가 있다. 넷마블게임즈는 모바일게임사업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연매출 1조 원을 넘길 정도로 사업이 잘 되고 있어 상장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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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시삼십삼분의 자회사인 '썸에이지'는 올해 상장하는 대표적인 모바일게임 개발기업이다. |
퍼블리싱(유통)이 아닌 개발전문기업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네시삼십삼분의 자회사인 ‘썸에이지’를 비롯해 넥슨 자회사인 ‘넷게임즈’ 등이 대표적이다. 썸에이지는 인기 모바일게임 ‘영웅’을 개발한 곳이고 넷게임즈는 모바일게임 ‘히트’의 개발사이다.
이 밖에도 조이시티가 서비스하고 있는 ‘건쉽배틀’의 개발사인 더원게임즈를 비롯해 ‘탄탄사천성’을 개발한 넵튠 등이 올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퍼블리싱 사업에 나서자마자 흥행작을 연달아 내고 있는 ‘넥스트플로어’나 연간 매출액 규모가 300억 원이 넘는 넷마블게임즈의 개발 자회사들도 상장에 나설 수 있는 ‘잠룡’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코스닥에서 게임기업의 상장문호를 예전보다 개방했기 때문에 상장을 추진하려는 기업이 더욱 증가할 공산이 크다”며 “개발사로 출발해 유통기업으로 성장하려는 곳이 많기 때문에 상장하려는 게임기업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