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국제선 여객 수의 '조기 회복'에 기대감이 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방역조치 완화로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시작되자 해외여행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2일 여행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최근 해외여행 관련 상품들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 주요 이커머스, 홈쇼핑 등 유통채널에서는 정부가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방침을 발표한 11일부터 해외여행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여행 대상 국가는 입국자를 격리하지 않는 곳들이다.
해외여행 상품의 판매가 시작되자 억눌려온 수요가 분출하듯 소비자들의 큰 호응이 뒤따랐다.
티몬에서는 11일부터 17일까지 일주일 동안 판매된 해외여행 상품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4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주도 여행상품의 판매 증가율과 비교하면 10배가 높은 수치다.
롯데홈쇼핑이 지난 20일 선보인 ‘북유럽 10일’, ‘서유럽 12일’ 등 유럽여행 상품이 1시간 만에 180억 원어치가 팔려 나갔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그동안 억눌린 수요가 터지면서 주문이 몰린 것 같다”며 “20일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두 배 정도 증가한 수치”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채널에서 해외여행 상품이 크게 인기를 끌자 각 여행사들은 해외여행 상품을 더욱 많이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해외여행 상품의 판매 호조가 가뭄의 단비처럼 반가울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급감한 인천국제공항 국제선 이용객수의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는 공항 회복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 입국자 자가격리 면제가 시작되자 이날 하루 동안 공항 이용객이 1만150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21일 하루 이용자 수는 지난해 3월 평균 이용객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공항 이용객 추이를 놓고 6월까지는 월간 이용객 수가 50만 명대 정도로 회복되다가 12월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2월의 80% 수준인 482만 명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입국자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나라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제선 이용객의 회복세가 더욱 가팔라질 여지도 있다.
특히 일본, 중국 등 한국 여객 수요가 많은 국가에서 입국자 격리를 면제하기 시작하면 인천국제공항의 국제선 이용객의 회복세에 불이 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국제선 여객 수의 신속한 회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주요 수입원인 면세점의 조기 정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세 차례 유찰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면세점의 사업자 선정을 현재 무기한 연기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국내 면세점의 면세한도 폐지로 해외로 출국하는 내국인이 한도 제한 없이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입찰을 향한 면세업계의 관심은 이전보다 클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3월 들어 공항운영 정상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
기존의 정기적 봄 청소와 달리 한 달에 걸쳐 대대적인 대청소를 실시하는 것을 비롯해 한동안 운영되지 않았던 시설, 장비 등의 점검도 시작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4월15일까지 공항 전체적으로 대대적 청소 및 정비가 진행된다”며 “사용이 중지됐던 제3활주로가 24일부터 정상 운영이 재개되는 등 준비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