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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은 왜 JS전선 정리에 들어갔나

박은희 기자 lomoreal@businesspost.co.kr 2014-01-24 10: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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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열은 왜 JS전선 정리에 들어갔나  
▲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열린 그룹 출범 10주년 기념식에서 원전 납품비리에 대한 사과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읍참마속인가, 꼬리 자르기인가?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JS전선의 원전비리 사건과 관련해 JS전선의 자발적 상장폐지라는 특단의 조처를 결정한 것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책임감 있는 자기반성이라는 의견과 함께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한 꼬리자르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LS그룹은 지난 6일 원전 비리 논란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JS전선 사업을 정리하고 1000억원 규모의 원전안전 지원금을 출연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구 회장 등 오너 일가는 우선 원전비리 논란을 일으킨 JS전선의 상장폐지를 위해 보유 주식 전량을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오너 일가가 212억원의 사재를 출연키로 했다. 또 LS전선은 원전 안전 및 연구개발 위해 1000원의 기금을 내놓기로 결정했다. 이는 LS전선의 순자산(5073억원)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구자열 회장, 제살을 떼어내는 심정?


이번 대책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구 회장이 장고 끝에 자신의 말을 책임지기로 결정했다는 시각이다.

지난해 5월 JS전선은 신고리 1, 2호기 등 원전 6기에 납품한 불량 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혐의가 드러났다. 해당 케이블은 재시험 결과 불량품인 것으로 확인됐고 불량 케이블 교체 및 시공과 신규 케이블 구입 등으로 모두 4조원 이상의 국민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원전3기의 가동이 중단돼 지난해 여름 전력대란이 빚어지는 등 원전 비리의 후폭풍은 컸다.


구 회장은 10월 LS그룹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의 핵심은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반성하고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가 전력산업 발전에 더욱 이바지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었다. 한 달 뒤인 11월 LS그룹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도 구자열 회장은 “통렬히 반성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석 달 뒤인 지난 6일 구 회장 일가는 사재를 출연해 JS전선 사업을 정리하고 1000억원의 기금을 내놓기로 하는 등 특단의 조처를 내놓았다. 그동안 구 회장의 입을 통해 흘러나왔던 ‘뼈를 깎는 노력’과 ‘모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준 셈이다.


더 큰 피해 막기 위한 선제적 선 긋기?


그러나 이런 구 회장의 결단을 일종의 꼬리 자르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향후 벌어질 민·형사소송을 피하기 위한 선제적인 선 긋기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11월 한국수력원자력이 JS전선을 상대로 불량 케이블을 납품해 원전 가동을 중단시킨 것에 대해 12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모회사인 LS전선 등으로 소송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한수원은 신고리 원전 3·4호기 불량케이블 교체비용 약 970억원과 전기판매 손실액 약 9700억원 등 총 1조670억원에 대해 단계적 소송을 준비 중이다.


구 회장으로서는 JS전선을 떼어내는 것이 LS전선으로 원전비리의 불씨가 옮겨붙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또 JS전선이 원전비리 문제로 사실상 공공사업을 수주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LS그룹 입장에서 볼 때 사업을 접는 데 큰 부담이 없을 것이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JS전선이 납품한 불량 부품은 모기업인 LS전선의 제품으로 교체되기도 하는 상황”이라며 “LS그룹 차원에서는 오히려 이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LS전선이 내놓기로 한 1000억원의 원전 안전 기금에 대해서도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JS전선의 원전비리로 발생한 4조원의 국가적 손실에 비하면 40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JS전선의 모회사인 LS전선 역시 원전비리를 방조한 셈”이라며 “더욱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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