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병률 진에어 대표이사가 코로나19 관리 체계 변화에 발맞춰 국제선 노선에 항공기를 다시 띄울 채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항공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 취임 첫 해 진에어의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7일 진에어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의 코로나19 방역지침과 여행수요 변화에 발맞춰 국제선 노선 운항을 단계적으로 재개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가장 먼저 부산~괌 노선이 4월16일부터 재개된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020년 3월 운항이 중단된 지 25개월 만이다.
진에어는 현재 인천~괌 노선을 주2회 운항하고 있는데 여기에 부산에서 출발하는 괌 노선을 추가하는 것이다.
진에어 관계자는 “정부의 해외 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 기조가 바뀌고 있어 다음달 부산~괌 노선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괌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가 있다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정부가 해외 입국자를 대상으로 10일 동안 자가격리 방침을 정해 항공사들은 괌을 오가는 항공기를 줄인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3월21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를 대상으로 자가격리를 면제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기조 변화에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항공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특히나 여행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방역체계를 완화하면서 수요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동남아지역부터 항공 수요가 회복되는 모습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정부의 방역지침 변화에도 박 대표가 취임 첫 해인 올해 진에어의 실적개선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항공수요의 회복 속도보다 정부가 내주는 운항 허가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현재 정부가 자가격리 기조를 완화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과 달리 운항 허가는 잘 내주지 않고 있다”며 “노선을 늘리고 싶어도 정부가 여전히 국제선 확대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 노선이 단계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수요 회복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방역당국과 국토부가 협의를 통해 국제선 운항 허가를 더 늘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도 진에어 실적개선에 발목을 잡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4일 기준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23.2달러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4.2% 급등했다.
항공사들은 통상적으로 항공유 가격이 오르면 항공권에 포함되는 유류비 가격을 올려 부담을 낮춘다. 하지만 항공수요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유류비를 올려 늘어나는 비용을 충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박 대표는 올해 진에어 수장에 올랐다. 코로나19로 닥친 어려움이 채 풀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진에어의 실적개선이라는 과제를 부여받은 것이다.
박 대표는 1964년 태어나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표준화팀장과 시애틀지점장, 로스앤젤레스여객지점장, Pricing&RM 담당, 구주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앞서 최정호 진에어 전 대표이사는 2016년부터 6년 동안 진에어를 맡아 이끌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해 저비용항공사들의 목표는 적자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다”며 “유상증자만 안하고 넘어가도 다행이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