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차파트너스에 따르면 8일부터 사조오양 의결권을 위임받기 위해 소액주주들과 접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 지분이 포함된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펀드운용사다. 최근 차파트너스는 주주제안 안건을 사조오양 정기 주주총회에 올리기로 했다.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의 의결권 위임을 소액주주들에게 요청하는 이유로 주식 가치를 높이고 경영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형균 차파트너스 상무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사조오양의 재무구조와 경영 현황 등을 고려해 논리적으로 분석했을 때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제안했다”며 “사측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현저히 떨어지지만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 또한 배제하지 않고 배당 상향과 자사주 매입 등을 주주제안에 포함시켰다”고 말했다.
차파트너스가 사조오양 정기 주주총회에 올린 주주제안 안건은 현금배당 상향과 정관 변경안, 감사위원 선임안, 자기주식 매입, 자발적 상장폐지 등 모두 5개다.
차파트너스는 사조그룹이 여태껏 보인 행보가 주주제안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계기라고 주장한다.
주진우 사조그룹 회장이 사조산업 소액주주들의 반발을 막기 위한 과정에서 사조오양의 자금을 동원했기 때문이다.
차파트너스는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하는 공시를 통해 “사조오양은 2021년 주주들과 분쟁 중이던 사조산업의 주식을 102억 원에 매입했다”며 “현재 이 투자가 30억 원 이상의 평가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이사회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차파트너스는 사조오양이 사조산업 지분을 사들이는 데 지출한 102억 원이 일반 주주들에게 20년 동안 지급한 배당금 총액(약 20억 원)의 5배를 초과한다는 점도 문제라고 봤다.
사조오양은 앞서 주 회장이 추진하려던 기업 인수합병이 계기가 돼 102억 원을 지출하게 됐다.
2020년 말 주 회장은 '캐슬렉스제주'를 사조산업에 합병시키려 했다. 캐슬렉스제주는 주 회장의 아들인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의 개인 회사로 당시 자본잠식 상태였다.
사조산업 주주들은 이런 조치가 사조산업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반발했다. 결국 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이 계획을 철회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은 사조그룹이 추가로 기업가치를 훼손할 경영 판단을 우려해 직접 선임한 감사위원을 이사회에 진입시키려 했다.
주 회장은 이를 막기 위해 사조오양의 자금을 동원해 사조산업 지분을 추가로 확보했다. 개정된 상법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고 있지만 사조그룹 각 계열사가 제각각 확보한 의결권은 모두 의결권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결국 주 회장은 사조산업의 소액주주 반발을 막는 데는 성공했지만 다시 사조오양 주주들의 반발을 사게 된 셈이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사조산업 주주들에 이어 사조오양 주주들까지 주주제안을 주주총회에 올리는 것은 결국 사조그룹 오너일가의 행보가 회사의 기업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볼때 차파트너스의 주주제안이 사조오양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다.
주주명부폐쇄일인 2021년 12월31일 기준으로 사조오양의 사조그룹 측 우호지분은 60.97%다. 반면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36.56%(2020년 말 기준)이다.
그럼에도 차파트너스는 감사위원 선출과 관련해서는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사조대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만큼 나머지 소액주주들의 판단에 따라 외부 감사위원이 선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조오양은 차파트너스가 제안한 감사위원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지만 계열사 지분을 동원하는 등의 방법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사조오양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차원에서 감사위원 선출과 관련한 의견을 소액주주들에게 들어봐야겠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주주제안 인사가 선임되는 데 반대는 하지만 다른 소액주주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