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이 사장은 랩어카운트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상품 출시와 함께 관련 조직을 보강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1년 사이 고객이 설정한 목표수익률 달성을 추구하는 랩,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운용의 기업분석을 적용한 미국 기술주 투자 랩, 증여와 장기투자에 특화한 랩, 지점운용형으로 맞춤투자가 가능한 랩, 중국주식에 투자하는 모바일 전용 랩,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랩 등 랩어카운트사업에서 다양한 상품을 내놓았다.
랩어카운트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리서치분야에서도 외부업체와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
1월 미국 피델리티자산운용과도 자산관리서비스 제휴를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 업체인 쿼터백과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최근 화두로 떠오른 랩어카운트 수요에 적극 발맞춰 다양한 상품출시는 물론 조직강화와 인력충원도 이어가고 있다”며 “차별화한 상품 운용을 통해 랩어카운트 사업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펀드사태로 실적에 타격을 입었는데 이 사장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랩어카운트사업을 수익원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개별 고객의 돈을 대신 굴려주고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으로 자산운용사가 운용주체가 되는 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직접 상품을 운용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2년 동안 라임·옵티머스 등 펀드환매 중단사태의 주요 판매사로서 대규모 보상 비용을 인식하면서 실적 확대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 사이 자산관리부문 경쟁력도 크게 약화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자산관리부문 시장점유율이 2018년 10% 수준에서 펀드사태가 본격화한 2019년부터 줄기 시작해 2021년 3분기 기준 5.1%로 내려 앉았다. 자산관리부문 영업수익도 1천억 원대에서 500억 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증권업계에서는 라임·옵티머스 등 펀드사태의 책임과 관련해 증권사의 판매 잘못보다 자산운용사의 부실한 펀드 운용이 더 크다고 바라본다.
이 사장이 지난 펀드환매사태에서 얻은 교훈을 통해 자산관리부문에서 펀드 판매보다 직접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랩어카운트에 힘을 주는 이유인 셈이다.
국내 랩어카운트시장이 빠르게 크는 점도 이 사장의 사업 확대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기준 전체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는 151조 원을 넘어섰다. 2020년 12월 말과 비교해 20조 원가량 증가했다.
랩어카운트는 출시 초기 최소가입금액이 3천만 원에서 1억 원 사이로 일반투자자의 접근 쉽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최저 10만 원으로도 가입이 가능해지면서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빠르게 늘고 있다.
이 사장은 대우증권 출신으로 2020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2020년과 2021년 펀드사태와 관련한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실적 확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