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주성 기자 noxket@businesspost.co.kr2022-02-18 13: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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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공기업들이 연이어 LNG터미널 사업에 뛰어들려 하는 가운데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촉각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중부발전 등이 신청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발전공기업들의 LNG터미널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동서발전 로고.
다만 인프라 과잉투자 우려가 나오고 있어 사업을 적극 추진에는 부담이 없지 않다.
18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이 정부에 신청한 LNG터미널 관련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곧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중부발전은 3월, 남부발전은 4월에 각각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막판에 여러 변수가 작용해 조금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중부발전과 남부발전은 LNG터미널 사업과 관련해 자체적으로 사업 검토를 거친 뒤 지난해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했다. 중부발전은 보령발전본부 부지에 LNG저장탱크 2기를, 남부발전은 하동발전본부에 LNG저장탱크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지난해 9월 울산발전본부 내에 LNG저장탱크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놓고 자체 타당성조사를 시작했다. 이후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도 신청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남동발전도 올해 1월 LNG터미널 사업과 관련해 자체 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을 발주하면서 사업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한국전력의 발전자회사 5곳 가운데 4곳이 LNG터미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서부발전이 예외인데 이곳도 지난 2020년 LNG터미널 사업을 검토했다. 다만 가스시장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사업을 보류했다. 그러나 사업에 다시 관심을 보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국내에서는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해 포스코에너지, GS에너지 등 몇몇 기업만 LNG를 탱크에 저장하는 LNG터미널 사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온다면 발전공기업들의 LNG터미널 사업 진출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공기업들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석탄발전을 LNG발전으로 대체하는 가운데 연료수급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 등을 위해 LNG터미널 사업 진출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LNG터미널 사업은 LNG직수입과도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이후 발전공기업들이 LNG 공급처를 다변화하고 수익성을 높이는 데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연이은 LNG터미널 사업이 중복·과잉투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점은 발전공기업들에게 부담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제14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에 따르면 충남 당진에 건설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의 제5기지와 민간기업 기지 건설 등이 완료되면 2034년까지 모두 1840만㎘의 저장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이는 2034년 도시가스용과 발전용을 포함한 LNG 예상 수요량을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LNG는 친환경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의 대체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선진국의 발전용 LNG 수요는 202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폭 줄어들고 2040년 이후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발전공기업들이 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LNG터미널을 건설하더라도 사용기간이 20년 정도에 그치는 만큼 비용 대비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가스공사 수입 감소에 따른 가스요금 인상 우려도 나온다. 발전공기업들이 자체 LNG터미널 사업을 통해 지금처럼 가스공사 시설을 이용하지 않게 되면 가스공사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공기업 과잉투자의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간다는 것이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LNG터미널을 추가 건설하는 것은 중복투자이자 과잉투자이고 국가적 낭비다”며 “기존 터미널과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