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전기트럭 ‘사이버트럭’ 출시와 생산을 늦춘 데 이어 중저가 전기차 출시 계획도 무기한 연기한 데 따른 비판을 받고 있다.
투자전문지 벤징가는 현지시각으로 16일 증권사 번스타인 분석을 인용해 “테슬라의 중저가 전기차 출시가 2025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며 “연구개발 역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0년 한 전기차 행사에서 2만5천 달러 수준의 저가형 자율주행 전기차 ‘모델2’를 출시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모델2는 2022년부터 테슬라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생산돼 중국 이외 국가까지 점차 출시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머스크 CEO는 최근 진행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2만5천 달러 전기차와 관련해 진행되는 것은 없다”고 깜짝 발표하며 이런 전망에 돌연 찬물을 끼얹었다.
번스타인은 테슬라가 사이버트럭과 로봇 등 다른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데다 연구개발 투자도 축소하고 있는 점이 저가형 전기차 출시계획을 백지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모델3과 모델Y 등 기존에 출시한 고가 전기차의 인기가 여전히 높은 점도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번스타인은 테슬라가 2025년부터 저가형 전기차를 선보일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기존 모델의 가격도 순차적으로 낮추려 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사이버트럭에 이어 저가형 전기차 출시계획도 일방적으로 연기한 점을 두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2019년 처음 공개된 사이버트럭은 당초 2020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생산 예정 시기가 2021년 말로 한 차례 늦춰졌다.
머스크 CEO는 최근 증권사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사이버트럭 생산을 2023년부터 시작하는 목표를 두고 있다고 밝히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테슬라가 자동차용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차질로 전기차를 원활하게 생산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그러나 머스크 CEO가 전기차 생산 및 출시 지연에 관련한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를 내놓는 데 따른 부정적 시각이 커지고 있다.
미국 CNBC는 “테슬라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일을 벌이려 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택시와 자동화로봇 등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전기차 신모델을 선보일 여력이 없어 보인다”고 바라봤다.
포브스는 “머스크 CEO를 현실성 없는 지나친 야심가로 보는 이미지가 굳어지고 있다”며 “그러나 테슬라의 팬들은 여전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